조금 전문적이지만 스피커에서 공간감을 확 키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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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오디오 가이의 글로 쓰는 소리
◆ 공간감이 무엇인가요?
"공간감"이라는 단어를 우리는 참 자주봅니다.그런데 공간감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공간" "감"
즉 공간에서의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에 아직 정의되지 못한 다른 여러 감각들이 더해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뇌각" 이라고 해야 할까요? ^^ 여러 감각에 대한 경험들을 뇌에 저장한 후 그것을 종합하고 발전시켜서 새로운 감각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이니까요.
그런데 각각의 감각들은 따로 분리 되어있는 것이 아니고 서로 연결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연결을 통해 감각은 극대화되고 발전됩니다.
내가 어떠한 공간에 있습니다.
태아 시절에는 청각을 통해서 처음으로 나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고, 이후 촉각 등 여러 감각들이 발전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가 지금 있는 장소가 어머니의 뱃속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세상에 태어나면 이전과 다른 압력과 직접적으로 들리는 수많은 소음(청각)들, 어머니의 뱃속과는 전혀 다른 환경과 감각들에 깜짝 놀라서 크게 웁니다.
하지만 인간의 감각은 금세 적응이 됩니다. 갓 태어난 아이도, 어머니가 안아주어 익숙한 어머니의 심장박동 소리를 피부와 귀로 들으면 안심을 하고 울음을 그치게 됩니다.
공간감은 여러 가지 감각이 모두 합쳐 지기도 하고, 또 따로따로 모이기도 합니다.
그림이나 사진이 평면임에도 시각적으로 공간감을 느끼는 것은, 시각 외에 다른 감각들 에서의 경험 때문입니다.
(물론 눈이 두 개이고, 망막의 두께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서 다르게 느끼기도 합니다.)
공간에 따른 소리의 정보는 세상을 경험하면서 나의 존재와 함께 늘 무의식으로 뇌에 저장됩니다.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울림이 많은 성당 안에 있을 때, 여러 소음이 있는 도시의 거리를 지날 때, 또 물건들이 최소화된 조용한 자신의 방에 덩그러니 혼자 있을 때, 매 순간 마다 주변의 정보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기억과 시각이나 청각 같은 여러 감각들을 바탕으로 경험에 따른 인지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여러 경험들이 디지털 함수(^^)로 변환되어 뇌에 저장 되기에, 소리에 대한 경험이 많을수록 소리를 잘 들을 수 있게 됩니다.
일명 하이파이 오디오 세상에서 "황금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청각의 물리적 특성이 남들과 다른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음악과 소리를 듣고 판단하고 구분해 왔기에 이에 관한 정보(경험)을 많이 지니고 있는 사람인 것이지요.
오랜 시간 국악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국악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또 국악 공연을 자주 가는 분들을 "귀명창"이라 부르는 것 역시 비슷한 내용입니다.
"공간에 대해서 느끼는 감각"
즉 공간감은 각 개인의 경험에 따라서 차이가 느껴 지기도 합니다.
소리의 공간감은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실제 우리가 생활하는 장소에서 다양한 감각을 통해 경험하는 공간감이 있고
다음으로 녹음된 음악을 스테레오 스피커로 재생 할 때 음악 안에서 느껴지는 공간감이 있습니다.
여기서는 후자에 관해서 이야기를 드려보고 싶습니다.
음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공간감입니다.
현실의 공간 구석구석 퍼져 나가는 소리를 마이크로 담아서 녹음한 후, 그것이 스피커로 재생이 되었을 때 청자가 실제와 같은 혹은 그 이상의 청각적인 공간감의 쾌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레코딩 엔지니어의 역할이지요.
사람들이 실제 하지 않는 구조물을 실제 한다고 느끼는 것과같이, 실제 하지 않는 것을 실제 한다고 "청각"으로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청각과 시각은 거리감이나 원근감 등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눈의 착시효과로 깊이감이 느껴지는 것처럼, 두 귀의 착시 효과로 현실에는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 소리가 느껴지는(소리가 보이는) 스테레오 효과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감각이 된 것이지요.
두개의 스피커 가운데에 앉아 보컬이 있는 음악을 들어보면, 소리는 양쪽 스피커에서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마치 소리가 두 스피커의 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인지합니다. 또 약간의 음향적인 경험이 있다면 소리가 스피커 주변으로 시각화가 되어서 보여집니다.
소리로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소리의 직접음, 그리고 간접음의 비율입니다.
아주 단순합니다. 내가 친구와 아주 먼 거리에서 대화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멀리 있는 친구가 말하면, 먼저 소리가 작게 들립니다. - 소리가 작으면 멀리 있다.
그리고 친구의 목소리가 내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친구의 목소리인 직접음보다 그 공간의 건축 음향적인 정보가 담긴 간접음의 비율이 많아집니다. - 간접음이 크면 멀리 있다.
소리가 긴 거리를 통과하는 동안 소리의 고역은 흡음 되어 사라집니다. - 고역이 적고 소리가 부드러우면 멀리 있다.
반대로, 친구가 나의 귀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바로 옆에서 이야기하면, 우선 크게 들립니다. - 소리가 크면 가깝게 있다.
또,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 공간의 간접음보다는 친구의 목소리인 직접음이 훨씬 더 크게 들립니다. - 직접음의 비율이 높을수록 가깝게 있다.
바로 옆에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따른 목소리의 음색변화가 크지 않아 그대로 전달이 됩니다. - 음색이 밝으면 가까이 있다.
이렇게 우리는 일상 생활 속에서 소리에 대한 정보들을 무수히 쌓으며 살아갑니다.
녹음을 할 때도, 악기에 가깝게 설치한 마이크와 악기와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하여 연주되는 공간의 정보를 함께 담는 마이크의 소리를 섞어서 "공간감"을 만듭니다.
제가 클래식이나 국악을 녹음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부분이 밸런스 그리고 공간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감은 단순히 잔향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 악기가 연주된(녹음된) 곳의 음향 정보가 음원에 그대로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녹음실처럼 흡음을 많이 한 공간에서는 대부분 녹음되는 소리의 차이가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믹싱 단계에서 디지털 리버브들을 더하는 것이 현대의 일반적인 음악제작 방법입니다. 하지만 오디오가이 에서는 가급적 이 부분을 따르지 않고 있지요.
본래 음악의 볼륨이 큰지 작은지에 따라 직접음과 간접음, 특히 일명 잔향이라고 말하는 간접음의 음색이 모두 다릅니다.
볼륨이 작을 때는 잔향의 음색도 작고 부드러우며, 볼륨이 클 때는 잔향의 음색도 크고 강해지지요.
이 작은 차이가, 아티스트가 표현하는 감정과 연주에서의 느낌(감각)을 그대로 녹음하여 재생할 때 표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음악을 들으며 ‘공간감이 좋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녹음된 공간의 직접음 그리고 녹음된 공간 특유의 간접음이 음반에 잘 표현이 되어있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디지털 리버브를 사용해서 공간감을 만들어 냅니다.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녹음이라면,
포토샵을 통해 후보정을 하는 것을 음향에서는 "믹싱"이라고 합니다.
믹싱 작업을 통해서 듣기 좋은 공간감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리버브를 더하기도 하고,
각 악기 볼륨을 상대적으로 조절하기도 합니다 -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람은 소리가 크면 가깝게, 소리가 작으면 멀게 느낍니다.
사진이나 그림 안의 사물이 크면 가깝게, 작으면 멀게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또 사진을 볼 때 사물이 선명하면 가깝게, 흐리면 멀게 있다고 느끼는 것처럼 소리에서의 음색도 마찬가지 입니다.
음색이 강하면 가깝게, 부드러우면 멀게 들리는 것이지요.
마이크와 각 연주자들의 거리에 따라서, 밸런스와 함께 자연스러운 거리감을 통한 공간감이 마이크로 녹음됩니다.
마이크에서 멀리 떨어진 연주자의 악기 소리일수록 공간의 울림이 함께 더 많이 녹음됩니다. 예를 들어, 멀리 있는 관악기의 음색은 가까이 있는 현악기 비해 녹음하는 공간의 반사음이 자연스럽게 더 많이 마이크로 전달되어 녹음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공간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밸런스와도 굉장히 가까운 관계입니다.
공간감이라는 것은 직접음과 공간의 반사음의 어떠한 비율로 마이크(혹은 청자)로 전달이 되는지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공간감은 인간이 느끼는 공간의 지각능력을 의미합니다.
내가 어떠한 공간에 있을 때 소리를 들으면서 그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 소리가 얼만큼 멀리 떨어져 있는지, 혹은 가깝게 있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이지요.
아주 오래전 언어가 있기 전에는 소리가 언어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많은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위험을 감지하고 느끼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이 청각입니다. 나를 해칠 수 있는 맹수가 얼만큼 떨어져 있는지
또 사냥에서 나를 도와줄 친구들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등을 공간감으로 파악하게 됩니다. (거리감은 공간감 안에 포함이 되는 요소입니다.) 그럼 오디오에서 느껴지는 이러한 공간감은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 음반을 들을 때 리버브가 많으면 공간감이 많다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직접음에 비해서 간접음인 리버브의 양이 많으면 공간이 커진 곳을 시뮬레이션한 것이라 그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공간감이란 평면상태에서의 입체감을 의미합니다.
오디오에서의 공간감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는
위와 같이 정확한 스윗스팟에서 들을 때 느낄 수 있는
좌우의 스테레오 이미지의 크기
앞과 뒤의 깊이감과
여기에 상과 하의 정위감을 함께 포함하여 이야기합니다.
오디오의 재생에서 공간감이 좋다는 것은
좌우의 스테레오 이미지가 넓고
앞과 뒤의 깊이감이 깊으며
소리의 상과 하가 길게 표현되는 것입니다.
좌우의 스테레오 이미지는 누구나 느낄 수 있지만
나머지 두 가지를 느끼는 것은 어렵기도 하고 쉽기도 합니다.
좋은 오디오 시스템은 이러한 공간감의 표현이 탁월합니다.
현대의 대부분의 녹음들은 보다 큰 음량을 위해서 이러한 미세한 공간감을 줄이고,
리버브의 양을 늘이고 좌우의 스테레오 이미지만 넓게 만드는 경향이 강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 소리를 좋은 소리라 생각합니다.
이미 공간감이 잘 세팅된 오디오 시스템을 가지고 계시다면
음악을 들을 때 그 음반의 공간감에 관해서 유심히 한번 들어보셔요.
특히 얼마나 깊은 깊이감이 표현이 되는지,
소리의 상하의 폭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 말이지요.
◆ 음악에 있어서 "잔향"이란?
모든 공간에는 잔향 - 즉 반사되어 사라지는 음이 있습니다.내 귀 옆에서 누군가가 박수를 치면 박수소리가 바로 귀에 전달이 되는 소리 - 직접음
그리고 옆벽이나 천장 혹은 바닥을 통해서 한번 반사가 되는 소리 - 초기반사음
그리고 초기반사음 이후 공간에 수많이 소리들이 서로 반사를 하면서 차츰 사라지는 소리 - 잔향
이렇게 모든 소리는 이렇게 이루어져 있습니다.
직접음 - 초기반사음 – 잔향 위 그림에서 원음(직접음) 이후 초기반사음까지의 시간을 "프리딜레이" 라고 합니다.
사실 이것을 우리가 왜 알아야 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프리딜레이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바로 공간의 크기를 규정짓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프리딜레이 타임 이후 초기반사음이 나오는데, 흥미로운 것은 초기반사음의 레벨입니다.
초기반사에 따라서 모두 레벨이 다릅니다.
초기반사음 이후 디케이 라고 되어있는 것이 잔향시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위 그림에서는 우선 가장 좌측 붉은색선이 직접음
그리고 초록색이 초기반사음
다음에 파란색이 잔향음입니다. 위의 (그래프3)도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본 그래프들과 약간 다른 점이, 초기반사음의 비중이 많습니다.
이를 통해서 공간의 크기를 알 수 있는데요.
첫번째와 두번째 그래프의 공간이 크고, 잔향이 많고 긴 콘서트홀이라면
세번째는 그보다 작은 리사이틀홀이나 혹은 소규모의 공간의 음향을 표현한 것입니다.
초기반사음이 많고 길고, 반면에 잔향은 빨리 사라지지요.
우리가 천장이 낮고 크기가 작은 공간에서 박수를 친다면, 박수 치는 소리들이 양쪽 위와 아래 무수히 반사를 시작합니다.
작은 공간일수록 우선 직접음과 초기반사음 간에 시간이 짧고 - 즉 프리딜레이 타임(시간)이 짧고
초기반사음의 레벨이 크고 다양하고 높습니다.
반면에 천장이 아주 높고 공간이 큰 공간은 우선
직접음 이후에 첫번째 초기반사음이 나오는데 까지의 시간이 굉장히 길지요.
예를 들어 천장이 20미터가 넘는 쾰른대성당에서의 직접음 이후 초기반사음의 시간은 굉장히 길어서 잔향과 함께 섞여서 귀에 들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초기반사음이 왜 중요한 것일까?
직접음과 초기반사음이 섞이면서 음이 변하게(혼탁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직접음의 초기반사음이 섞이면서 생기는 위상의 차이로 이렇게 음색이 변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레코딩 스튜디오의 컨트롤룸이나 음향적으로 잘 설계된 리스닝룸들에서 방의 구조를 위와 같이 하는 것입니다.
벽에서 서로 마주보는 면이 있으면 거기서 지속적인 초기반사음으로 인한 플러터에코 현상이 생기지요.
디퓨저라 부르는 음향판들을 사용할 때, 그 역할은 잔향시간이 길어지게 하는 것 보다는
초기반사음을 적절하게 확산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잔향시간은 내부의 음향구조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공간의 체적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위 그림처럼 최대한 초기반사음 없이 스피커의 소리만을 보다 정확하게 들을 수 있는 장소가 정확한 청취룸(혹은 스튜디오의 콘트롤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직접음, 초기반사음, 잔향을 표현한 것입니다.
잔향의 경우는 보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소리의 구조, 정확하게는 잔향의 구조에 대해서 알 수 있는데요.
오디오가이 스튜디오를 만들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은
충분히 긴 잔향시간을 유지하면서, 초기반사음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디퓨저의 역할로 벽 등에 수많은 몰딩장식(웨인스콧팅)을 하게 된 것이지요. 벽에 있는 수많은 장식 등에서 소리가 확산되도록,
단순하게 흡음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소리의 배음도 함께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배음은 유지하면서 초기반사음을 줄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천장도 계단형으로 되어있는 것이고요. 과거의 음반녹음 그리고 현대의 음반녹음에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이 "잔향"을 다루는 데 있습니다.
과거에는 직접음과 잔향을 녹음 시에 한 번에 수록을 하였다면
발전된 DSP로 간단하게 디지털 리버브를 만들 수 있는 지금의 세상에서는 녹음은 최대한 직접음 위주로 하고
녹음 후에 위 그림과 같은 리버브 프로그램을 더해서 공간감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위 리버브 프로그램은 이스라엘의 WAVES 라는 회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으로 각각 리버브 프로그램의 알고리즘에 따라 전혀 다른 소리들을 들려주기 때문에 모든 프로그램마다 소리가 달라서, 사용자가 본인의 성향에 맞는 리버브 프로그램을 선택적으로 구입 하여 사용하게 됩니다.
그럼 간략하게 파라미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전문 음향엔지니어가 아닌데 이러한 리버브 프로그램의 기능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는가? 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지만
"잔향"이라는 것은 소리의 생성과 소멸
즉 음악의 시작과 끝을 모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직접음 다음에 바로 리버브가 나오는 시간이 프리딜레이 ms 로 표시됩니다.
프리딜레이가 길수록 원음 이후에 리버브가 나오는 시간이 길어지고
프리딜레이가 짧을수록 원음과 리버브가 함께 나오게 됩니다.
즉 공간의 크기.
공간이 클수록 프리딜레이가 길고 공간이 작을수록 프리딜레이가 짧게 되지요.
프리딜레이는 엄밀하게 원음 다음에 초기반사음이 나오는 데까지의 시간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타임, 말 그대로 리버브의 타임입니다.
잔향시간을 의미하지요.
이 역시 공간이 아주 크고 내부가 흡음이 아닌 확산재로 되어있는 곳의 경우는 리버브 타임이 길 것이고
공간이 작고 내부가 흡음재로 많이 되어있는 공간이라면 길이가 짧아질 것입니다.
그 밖에, 디퓨전과 리버브가 사라지는 커브 등의 파라미터는 여기서 생략하고
위에 있는 프리퀀시(주파수)란을 유심히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하기에는 리버브에 초고역의 성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은데, 고역은 금세 공간에서 흡음되거나 사라져 버리기 때문에
실제 "잔향"이라는 것은 고역보다는 중역 그리고 저역의 성분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프로그램에서는 리버브의 기준 주파수를 정하는 것입니다.
즉 리버브의 음색을 좀더 밝게, 혹은 좀더 어둡게 바꾸는 것인데요.
이 역시 공간의 크기가 크고 내부에 흡음재가 없는 공간이라면 리버브의 기준 주파수가 높아질 것이고
공간은 크지만 내부가 초고역은 많이 흡음이 되는 재질 - 대부분의 나무 로 되어 있다면 기준주파수가 낮아질 것입니다.
위 프로그램에서는 기준 주파수가 약 2k 정도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저희 경우는 믹싱을 할 때 리버브의 기준 주파수를 1k 정도로 아주 낮게 설정하는 편입니다.
피아노같이 밝은 성향의 악기들은 리버브의 기준 주파수를 3.3k
오디오가이에서 주로 작업하는 교회음악 등의 합창이나 성악에서는 상당히 낮게 1.2k 정도로 하는 편이지요.
이러한 작업을 통해서 직접음(원음) 과 반사음(잔향)과의 음색 차이로 인한 공간감을 만들어 주게 됩니다.
위 리버브 프로그램의 파라미터에 초기반사음의 볼륨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후 wet/dry는 제가 리버브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
원음과 리버브의 비율입니다.
오디오가이에서 녹음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마이크로 들어오는 소리의 직접음와 공간의 반사음의 비율이라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녹음 후의 후반작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녹음된 원본에 리버브를 더하여 사용한다면 (오디오가이 레이블 작업 외에 다른 프로덕션들을 제가 녹음하고 믹싱 마스터링할때는 100% 리버브가 사용됩니다.)
리버브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가장 큰 기준이 바로 wet/dry의 비율을 통한 직접음(원음) 반사음(리버브)의 비율입니다.
직접음의 비율이 반사음의 비율보다 크면 소리가 가깝게 들리고
소리를 뒤에서 조금 더 멀리 들리게 하고 싶으면 리버브의 프리딜레이를 짧게 혹은 0으로 하고 wet/dry에서 wet - 즉 리버브의 비율을 좀더 높힙니다.
그럼 양쪽의 스테레오상의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거리감 등을 이를 통해서 조정을 할 수 있게 되지요. 리버브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고 또 인간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친숙한 것이기에
디지털 리버브가 나오자마자 90년대부터 이러한 샘플링 리버브 프로그램들이 함께 나왔습니다.
전세계 유수의 음향이 좋은 공연장이나 스튜디오 등의 공간음향을 측정해서 녹음한 다음, 그것을 이렇게 프로그램화 시킨 것이지요.
그러면 위 사진처럼 발전된 DSP 기술로 뛰어난 디지털 리버브등이 많이 생겼고 이것을 정교하게 사용을 하기 시작하면서, 잔향이 없는 곳에서 녹음을 한 후
나중에 믹싱 과정에서 이러한 디지털 리버브를 사용해 음반의 사운드를 만들 수 있게 되었는데, 왜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왜 굳이 자연 잔향을 고집하는 것일까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러운 잔향이 있는 공간에서 녹음된 소리와
데드한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하고 나중에 후반작업으로 잔향을 만들어낸 소리와의 차이를 듣고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 어찌 보면 음향이라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음악 감상하는데 있어서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지요.
자연스러운 공간에서 울리는 잔향과 나중에 별도의 기기를 사용해서 더한 잔향의 차이는 바로 "음색"에 있습니다.
공간에서 소리를 작게 내면 잔향의 음색도 작고, 또 부드러워집니다.
반면에 아티스트가 소리를 크게 내면 잔향의 음색도 작을 때보다 공간의 초기반사음의 비율이 더욱 더 커지면서 잔향의 음색도 크고 강해지지요.
아무리 공간음을 그대로 샘플링해서 DSP 로 재현을 해도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음악의 느낌에 따라 달라지는 미묘한 잔향의 음색은
인위적인 리버브에서는 절대로 구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단지 소리일 뿐이라면 문제가 없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여기에는 아티스트의 "감정"이 함께 담겨있으니까요.
작곡자 그리고 연주자 그리고 - 녹음하는 사람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음악과 음향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가급적이면 심장이 없는 마이크를 통해서 녹음이 된 것이라도
음악을 연주할 때의 그 긴장과 희열의 순간에서의 그 느낌을, 그대로 음향으로 담아 재현해 내고 싶은 욕심 때문이지요.
최근의 유럽의 대부분 클래식 음악들도 이제는 정말 팝음악과 비슷한 제작방법으로 많이 가고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수의 마이크를 사용해서 녹음을 하고
녹음 후에 정교하게 밸런스 조정을 통해서 흠결 없는 음악들을 만들고,
리버브와 여러 이펙터등을 화려하게 사용하고
음향의 가장 큰 부분을 디지털 리미터로 팝음악처럼 제한해서 전반적인 수록된 음량을 크게 만들지요. (이 경우 녹음공간의 3차원 이미지가 좁아지게 됩니다.)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작업된 클래식 음악 역시도, 리미터 등을 사용하지 않고 볼륨이 작은 (어찌 보면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마스터를 아티스트에게 보내면
많은 아티스트들이 볼륨이 너무 작다, 볼륨이 작아서 힘이 없게 들린다고 이야기합니다.
조금만 더 앰프의 볼륨을 올려보면 훨씬 더 깊고 넓은 소리를 포함하여 더 크게 들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혹은 옛날 음반 같다 라는 이야기들을 하시기도 하지요.
어찌되었든 지금은 클래식 음반도 팝음반처럼 볼륨이 큰 시대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만든 음반들은 LP 제작 시 정말 좋지 않은 소리를 들려주는데
CD에서 정말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DG의 음반들이 CD보다 훨씬 더 못한 소리의 LP로 나오는 경우도 이러한 현대의 제작방법에 익숙한 부분이 있습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 잔향(에코)를 더하면 어떤가요?
나의 노래가 훨씬 더 좋게, 잘하는 사람처럼, 잔향이 전혀 없는 것에 비해서 훨씬 더 기분 좋게 들리지 않을까요?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이러한 잔향이 있는 소리에 익숙해져 왔고, 태아 시절에는 직접음이 아닌 진동음을 통한 잔향과 같은 간접음들만 들으며 처음 자아를 인지하게 되는 것처럼
잔향은 때로는 음색보다도 더 듣는 사람의 마음에 가까운 것 일런지도 모릅니다. 오디오가이에서 레코딩 하는 메인 녹음방법 중에 하나로 MS 방식이 있습니다.
한 대의 단일지향성 마이크로 가운데 M의 소리
그리고 한 대의 양지향성 마이크를 함께 두어서 마이크 한개에서 S (즉 L과 R(위상을 역상))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서 M 은 악기의 직접음을 수록하고
S는 바로 공간의 잔향음을 수록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지요.
때에 따라서는 악기 멀리 앰비언스 마이크를 두기도 하지만 한 개의 마이크로 공간의 잔향의 양이 충분히 녹음이 된다면 굳이 여러 대의 마이크를 사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