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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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사후지급금 제도 탓에 최근 5년간 총 10만3618명이 2037억 원에 달하는 육아휴직 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1일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육아휴직 후 복직을 하지 못하는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은 하지 않은 채 사후지급제도 같은 규제만 둔 탓에, 육아휴직 기간 중 소득대체율만 낮추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육아휴직급여 사후지급금이란 육아휴직을 부여 받은 근로자가 육아휴직 중 급여의 75%를 지급받고, 복직 후 6개월 이상 계속 근로한 것이 확인된 경우 지급받을 수 있는 나머지 금액(25%)을 말한다.

강은미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후 지급금을 받지 못한(부지급) 사유로는 '개인사정으로 인한 퇴사'(8만1879명)가 가장 많았다. '폐업이나 도산, 인원감축 등 기타 회사사정'이 1만 7630명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그밖에 '계약만료·정년'(1677건), '사업장 이전, 근로조건 변동 등 임금체불로 인한 자진퇴사'(1478명) 등도 주요 사유였다.
"계속 다니면 줄게"…육아휴직 사후지급금, 10만명 못 받았다
강은미 의원은 “부지급 금액 중 81%가 '개인사정'으로 인한 퇴사가 사유라지만, 한 단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아 퇴사하거나 , 육아 휴직 후 불이익 때문에 그만두는 경우가 빈번한 상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근로자의 의지와 다르게 복직이 어려운 상황도 있는데 이를 간과한다는 지적이다.

근로자의 장기근속 유도와 상관없이 회사의 경영 실패 때문에 사후 지급금을 못 받는 경우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폐업·도산·정리해고' 등으로 복직하지 못하는 근로자도 육아휴직 사후지급금을 받지 못한다"며 "폐업과 정리해고 등은 경영실패에 따른 회사의 책임인데 1만7630 명의 노동자가 피해를 봤다” 고 지적했다. 이로 인한 부지급금 규모는 전체 부지급의 17%로 적지 않다.

강 의원은 “볼모로 잡힌 육아휴직 사후지급제를 폐지 해야 한다”며 “복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사후지급제 같은 규제가 아니라, 복직에 걸림돌이 없도록 공공보육 등 돌봄 체계 강화 , 단축근로 및 유연근무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