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닝, 한국에 2조 투자…"구부러지는 유리 양산 시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폴더블폰·車 디스플레이 소재
수십만 번 접고 펴도 손상없어
삼성 갤럭시 플립5 등에 공급
9월 1일 이재용 삼성 회장과 회동
수십만 번 접고 펴도 손상없어
삼성 갤럭시 플립5 등에 공급
9월 1일 이재용 삼성 회장과 회동
스마트폰 액정용 강화유리 ‘고릴라 글라스’로 유명한 미국 코닝사가 한국에서 구부러지는 유리, 즉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bendable glass)’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코닝이 벤더블 글라스 생산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폴더블 스마트폰과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에 쓰인다. 코닝은 벤더블 글라스 생산시설을 포함해 향후 5년간 한국에 15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코닝은 특수유리, 세라믹, 액정표시장치(LCD) 유리 등을 생산한다. 아이폰과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 쓰이는 고릴라 글라스가 대표 제품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출시 6주 전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는 액정을 만들기 위해 고릴라 글라스를 채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코닝이 새로 양산하는 제품은 아주 얇으면서도, 수십만 번 접었다 펼 수 있는 유리다. 코닝이 벤더블 글라스를 내놓을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컸지만, 코닝은 그동안 “개발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여왔다. 이번엔 새로운 벤더블 글라스를 언론에 공개했다. 30~125마이크로미터(㎛)까지 다양한 두께로 구현할 수 있고,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평평함을 유지한다. 접힌 부분에 손상도 없다. 최근 충남 아산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5 일부 제품에도 사용됐다.
이 유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위크스 회장은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기기 등 새로운 모바일 기기를 위한 글라스”라며 “한국은 세계 무대 속에서 벤더블 글라스 제조 허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다.
코닝과 한국의 인연은 1973년 시작됐다. 이병철 창업회장과 에이머리 호턴 주니어 전 코닝 회장이 각 기업을 이끌던 시절이다.
당시 삼성은 금성사에 맞설 경쟁력 있는 브라운관 TV를 제조하기 위해 코닝을 파트너로 택했다. 두 기업은 ‘삼성코닝’이라는 합작투자회사를 세워 흑백 텔레비전 브라운관용 유리를 제조했다.
양사 협력은 이건희 선대회장과 제임스 호턴 코닝 명예회장 시대를 거쳐, 현재의 이재용 회장과 위크스 회장까지 3대에 걸쳐 50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도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위크스 회장은 9월 1일 충남 아산에 있는 코닝의 한국 공장에서 이재용 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향후 사업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한국에서 벤더블 글라스 만든다”
웬들 위크스 코닝 회장은 3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를 생산하기 위해 한국에 세계 최초의 완전 통합 공급망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코닝의 한국 투자 50주년을 기념해 열렸다.코닝은 특수유리, 세라믹, 액정표시장치(LCD) 유리 등을 생산한다. 아이폰과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 쓰이는 고릴라 글라스가 대표 제품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 출시 6주 전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는 액정을 만들기 위해 고릴라 글라스를 채택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코닝이 새로 양산하는 제품은 아주 얇으면서도, 수십만 번 접었다 펼 수 있는 유리다. 코닝이 벤더블 글라스를 내놓을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컸지만, 코닝은 그동안 “개발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여왔다. 이번엔 새로운 벤더블 글라스를 언론에 공개했다. 30~125마이크로미터(㎛)까지 다양한 두께로 구현할 수 있고,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평평함을 유지한다. 접힌 부분에 손상도 없다. 최근 충남 아산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5 일부 제품에도 사용됐다.
이 유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위크스 회장은 “첨단 자동차 디스플레이와 폴더블 기기 등 새로운 모바일 기기를 위한 글라스”라며 “한국은 세계 무대 속에서 벤더블 글라스 제조 허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다.
○흑백TV부터 이어진 50년 인연
코닝이 한국을 차세대 제품의 허브로 택한 데에는 코닝과 한국의 오랜 인연이 작용했다. 위크스 회장은 한국을 ‘코닝의 두 번째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국이라는 위대한 나라의 잠재력을 믿고 1970년대 초반 한국에 진출했다”며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은 한국에서 소비자 가전산업을 함께 구축하자는 지혜를 나눠줬다”고 했다.코닝과 한국의 인연은 1973년 시작됐다. 이병철 창업회장과 에이머리 호턴 주니어 전 코닝 회장이 각 기업을 이끌던 시절이다.
당시 삼성은 금성사에 맞설 경쟁력 있는 브라운관 TV를 제조하기 위해 코닝을 파트너로 택했다. 두 기업은 ‘삼성코닝’이라는 합작투자회사를 세워 흑백 텔레비전 브라운관용 유리를 제조했다.
양사 협력은 이건희 선대회장과 제임스 호턴 코닝 명예회장 시대를 거쳐, 현재의 이재용 회장과 위크스 회장까지 3대에 걸쳐 50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지금도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위크스 회장은 9월 1일 충남 아산에 있는 코닝의 한국 공장에서 이재용 회장과 만날 예정이다. 이들은 향후 사업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