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주인을 깨워라…반려견에 떨어진 '미션 임파서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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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박카스 29초영화제
한경·동아제약 공동주최
'박카스 있어 영화 같은 하루'
923편 중 15편 수상작 선정
일반부 대상에 김동규 감독
'미션 박카서블'로 재치 자랑
청소년부 대상은 윤정연 감독
언니 응원하는 마음 잘 담아
한경·동아제약 공동주최
'박카스 있어 영화 같은 하루'
923편 중 15편 수상작 선정
일반부 대상에 김동규 감독
'미션 박카서블'로 재치 자랑
청소년부 대상은 윤정연 감독
언니 응원하는 마음 잘 담아
“차콜아, 누나 너무 피곤해.”
‘누나’와 놀고 싶어 거실로 나간 강아지 ‘차콜이’가 소파에 쓰러져 누워 있던 주인에게 들은 말이다. 차콜이는 문득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서재로 향한다. 서랍장 위에 놓인 박카스 한 병.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차콜이에겐 위치가 너무 높다. 차콜이는 기지를 발휘해 로봇청소기를 작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박카스를 안전하게 떨어뜨리고, 발로 굴리며 거실로 간다. 누나가 “뭐야. 박카스네. 차콜아, 까주면 안 돼?”라고 묻자 차콜이는 이번엔 정말 ‘불가능한 미션’이라는 듯 왈왈 짖으며 거실을 뛰쳐나간다.
김동규 감독이 제10회 박카스 29초영화제에 출품한 ‘미션 박카서블’이란 제목의 영상 내용이다. 차콜이는 이 작품을 만든 김 감독의 반려견이다. 김 감독은 “보통 제가 피곤할 때 차콜이가 옆에 와서 귀찮게 굴지만, 문득문득 비치는 영리함에서 작품의 힌트를 얻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차콜이의 귀여움을 널리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31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제목을 차용해 강아지의 시점에서 이번 영화제의 주제를 기발하면서도 재치있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제10회 박카스 29초영화제는 올해로 60년째 박카스를 만들어온 동아제약이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 주최했다. 주관은 29초영화제사무국이 맡았다.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박카스가 있어 영화 같은 하루’였다. 박카스와 함께하는 일상에 영화 같은 상상이나 에피소드를 더해 재미와 감동을 담아낸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공모는 지난 7월 7일부터 8월 17일까지 이뤄졌다. 일반부 672편, 청소년부 114편, 홍보·NG·메이킹필름 137편 등 모두 923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일반부 8편, 청소년부 7편 등 모두 15편이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청소년부 대상은 윤정연 감독의 ‘사실 나에겐 초능력이 있다’가 받았다. 이 작품에는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단숨에 맞혀버리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동생과 입사 면접을 앞둔 언니 등 젊은 자매가 등장한다. 언니의 면접날. 동생은 거실에서 노트북을 보고 있다가 뭔가를 집어 들고 “잠깐~”이라고 외쳐 면접장으로 향하는 언니를 불러세운다. “가서 떨지 말고, 면접 잘 봐~”하면서 언니 손에 박카스 한 병을 쥐여준다. 그 순간 흐르는 동생의 한마디. “가족을 위하는 마음은 영화 속 초능력과 같습니다.” 윤 감독은 “현실에선 작품과 반대로 언니가 저를 챙겨준다”며 “평소 제 마음을 초능력을 가진 것처럼 알아채서 저를 돌봐주는 언니에 대한 고마움을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최재웅 감독의 ‘그린데이’는 영화 같은 스토리 구성과 화면 연출로 호평받았다. 배경 자체가 영화 촬영 현장이다. “오케이, 컷”이란 감독의 신호가 떨어지자 스태프들이 각자 역할에 맞춰 바쁘게 움직인다. 그 사이로 빈 의자 앞에 박카스 한 병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허공에서 들리는 인기척과 함께, 박카스가 공중으로 떠오른다. “저기 카메라 좀 가져와”란 감독의 목소리에 한 스태프가 화면에서 카메라를 치우자 바로 초록이(크로마키맨)의 모습이 드러난다. 긴장한 듯한 모습의 초록이. 의자에 앉아 있던 초록이는 촬영 재개를 알리는 신호에 어디론가 달려나간다. 청소년부 최우수상 수상작인 육예현 감독의 ‘의도된 우연’은 청소년들의 순수한 감정을 담은 순정만화 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소나기가 내리는 하굣길.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발길을 멈춘 남학생 옆에 두툼한 박카스 종이박스를 든 여학생이 선다. 반갑게 눈인사를 나눈 두 사람. 비를 피해 종이박스를 함께 쓰고 버스정류장까지 달려온다. 여학생은 남학생에게 박카스 한 병을 건넨다. 크레딧이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여학생이 의도한 우연’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날 시상식엔 감독과 이들의 가족, 친구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은 백상환 동아제약 대표와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이 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 마술사 최현우 씨가 다채로운 축하 마술공연을 펼쳐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일반부 대상 1500만원을 포함해 총 5000만원의 상금과 상패 등이 수상자들에게 수여됐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누나’와 놀고 싶어 거실로 나간 강아지 ‘차콜이’가 소파에 쓰러져 누워 있던 주인에게 들은 말이다. 차콜이는 문득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서재로 향한다. 서랍장 위에 놓인 박카스 한 병.
물끄러미 올려다보는 차콜이에겐 위치가 너무 높다. 차콜이는 기지를 발휘해 로봇청소기를 작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박카스를 안전하게 떨어뜨리고, 발로 굴리며 거실로 간다. 누나가 “뭐야. 박카스네. 차콜아, 까주면 안 돼?”라고 묻자 차콜이는 이번엔 정말 ‘불가능한 미션’이라는 듯 왈왈 짖으며 거실을 뛰쳐나간다.
김동규 감독이 제10회 박카스 29초영화제에 출품한 ‘미션 박카서블’이란 제목의 영상 내용이다. 차콜이는 이 작품을 만든 김 감독의 반려견이다. 김 감독은 “보통 제가 피곤할 때 차콜이가 옆에 와서 귀찮게 굴지만, 문득문득 비치는 영리함에서 작품의 힌트를 얻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차콜이의 귀여움을 널리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31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일반부 대상을 차지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제목을 차용해 강아지의 시점에서 이번 영화제의 주제를 기발하면서도 재치있게 담아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제10회 박카스 29초영화제는 올해로 60년째 박카스를 만들어온 동아제약이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 주최했다. 주관은 29초영화제사무국이 맡았다.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박카스가 있어 영화 같은 하루’였다. 박카스와 함께하는 일상에 영화 같은 상상이나 에피소드를 더해 재미와 감동을 담아낸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공모는 지난 7월 7일부터 8월 17일까지 이뤄졌다. 일반부 672편, 청소년부 114편, 홍보·NG·메이킹필름 137편 등 모두 923편의 작품이 응모했다. 이 가운데 일반부 8편, 청소년부 7편 등 모두 15편이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청소년부 대상은 윤정연 감독의 ‘사실 나에겐 초능력이 있다’가 받았다. 이 작품에는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단숨에 맞혀버리는 능력”이 있다고 믿는 동생과 입사 면접을 앞둔 언니 등 젊은 자매가 등장한다. 언니의 면접날. 동생은 거실에서 노트북을 보고 있다가 뭔가를 집어 들고 “잠깐~”이라고 외쳐 면접장으로 향하는 언니를 불러세운다. “가서 떨지 말고, 면접 잘 봐~”하면서 언니 손에 박카스 한 병을 쥐여준다. 그 순간 흐르는 동생의 한마디. “가족을 위하는 마음은 영화 속 초능력과 같습니다.” 윤 감독은 “현실에선 작품과 반대로 언니가 저를 챙겨준다”며 “평소 제 마음을 초능력을 가진 것처럼 알아채서 저를 돌봐주는 언니에 대한 고마움을 작품에 담았다”고 말했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최재웅 감독의 ‘그린데이’는 영화 같은 스토리 구성과 화면 연출로 호평받았다. 배경 자체가 영화 촬영 현장이다. “오케이, 컷”이란 감독의 신호가 떨어지자 스태프들이 각자 역할에 맞춰 바쁘게 움직인다. 그 사이로 빈 의자 앞에 박카스 한 병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허공에서 들리는 인기척과 함께, 박카스가 공중으로 떠오른다. “저기 카메라 좀 가져와”란 감독의 목소리에 한 스태프가 화면에서 카메라를 치우자 바로 초록이(크로마키맨)의 모습이 드러난다. 긴장한 듯한 모습의 초록이. 의자에 앉아 있던 초록이는 촬영 재개를 알리는 신호에 어디론가 달려나간다. 청소년부 최우수상 수상작인 육예현 감독의 ‘의도된 우연’은 청소년들의 순수한 감정을 담은 순정만화 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소나기가 내리는 하굣길.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발길을 멈춘 남학생 옆에 두툼한 박카스 종이박스를 든 여학생이 선다. 반갑게 눈인사를 나눈 두 사람. 비를 피해 종이박스를 함께 쓰고 버스정류장까지 달려온다. 여학생은 남학생에게 박카스 한 병을 건넨다. 크레딧이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여학생이 의도한 우연’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날 시상식엔 감독과 이들의 가족, 친구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시상은 백상환 동아제약 대표와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이 맡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 마술사 최현우 씨가 다채로운 축하 마술공연을 펼쳐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일반부 대상 1500만원을 포함해 총 5000만원의 상금과 상패 등이 수상자들에게 수여됐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