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 스위프트/사진=AFP
테일러 스위프트/사진=AFP
인기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공연, 영화 '바비', '오펜하이머'의 연이은 흥행으로 미국 내 소비가 주목할 만큼 상승했다는 분석과 함께 4분기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은 모건스탠리가 "3분기 실질 지출은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투어, 여름 영화 블록버스터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도움으로 1.9%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후광은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경제학자 사라 울프는 이러한 대중문화 이벤트와 관련한 '전례 없는 수익'이 이번 분기 소비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 영화 소비와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제외) 2개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2%와 0.05%에 불과하지만, 올여름 미국 곳곳을 누빈 인기 가수들의 투어와 블록버스터 영화 흥행이 전체 소비 지출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

울프는 "영화와 콘서트가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엄청난 변동이 있어야 하지만, 그들은 그걸 해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투어가 종료되고, 영화관 관객이 줄어드는 4분기에는 소비자 지출이 0.6% 감소하면서 '숙취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올가을 학자금 대출 상환이 소비를 8% 포인트 더 감소시킬 것이라 관측했다.

울프는 "3분기 소비를 촉진했던 요인은 특별했다"며 "4분기에는 이런 요인들이 완화될 뿐 아니라 10월 학자금 대출 유예 만료로 인해 소비가 더욱 압박될 것"이라고 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의 투어는 매회 매진 행보를 이어가며 주목받았다. 특히 테일러 스위프트는 올해 여름 콜로라도에서 열린 두 차례 공연만으로 콜로라도주 GDP를 1억8690만달러 증가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5월 필라델피아에서 3차례 공연했을 때에도 비슷한 증가세가 나왔고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바비'의 흥행으로 미국인의 소비가 10% 늘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마텔사의 바비인형을 모티브로 한 '바비'는 북미 지역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 개봉과 함께 '바비'와 제휴한 100여개의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 카드 지출액도 10% 이상 늘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카드 보유자들의 소비패턴을 분석한 결과 7월 16~22일 엔터테인먼트 분야 지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2% 급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개봉에 부분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Fed의장이 지난 7월 26일 FOMC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와 '바비'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고,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디스인플레이션에 달성했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강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