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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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를 이르면 다음달부터 공급한다. 인공지능(AI)용 가속기 양강 업체인 AMD에 이어 엔비디아까지 뚫으면서 내년 삼성전자 HBM 점유율이 50%를 돌파할 전망이다.

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1일 엔비디아의 HBM3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 공급계약에 합의했고 조만간 정식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두 회사는 내년 공급 물량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수치를 논의했다. 계약이 최종 체결되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HBM3를 공급하게 된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HBM3를 SK하이닉스로부터 독점 공급받았다. 삼성전자도 이번에 엔비디아에 공급하기로 하면서 HBM3 최대 고객을 확보했다.

엔비디아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업체다. 챗GPT는 대규모 데이터 학습에 엔비디아 GPU인 'A100' 1만 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 최신 GPU에는 HBM3가 들어간다. HBM3는 D램 최신 제품인 GDDR6 대비 총용량이 12배, 대역폭은 13배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앞서 AMD에도 HBM3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전자 HBM3가 AMD의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AMD에 HBM3는 물론 GPU용 첨단패키징 서비스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첨단패키징이란 GPU 칩과 HBM3를 묶어 고성능 GPU 가공하는 작업이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TSMC에 GPU 첨단패키징 물량 대부분을 맡겼다. 하지만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H100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TSMC가 엔비디아의 주문량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로 눈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HBM3 공급을 계기로 삼성전자 실적주가 눈높이도 올라갔다. 이세철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전무는 "삼성전자가 올 4분기부터 HBM3를 공급하는 등 메인 공급사로 올라설 것"이라며 "덩달아 내년 영업이익은 7%가량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씨티는 이날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높였다.

HBM3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6.13% 오른 7만1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엔비디아 등 고객사에 대한 납품 관련 정보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익환/황정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