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EPA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EPA
개학을 불과 며칠 앞두고 영국 정부가 콘크리트 구조 불안정을 이유로 100여개 학교에 긴급 건물 폐쇄 명령을 내렸다.

3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영국 교육부가 성명을 통해 RAAC로 알려진 경량 콘크리트 자재를 사용한 교내 건물을 폐쇄할 것을 104개 학교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RAAC는 195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 지어진 건물에 주로 사용되던 콘크리트 자재로, 내구성이 떨어져 수명이 30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8년 붕괴 사고가 났던 한 초등학교 건물에 RAAC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전 논란에 불을 지폈고, 지난 7월에는 영국 국가감사원(NAO)이 70만명에 이르는 학생이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이 필요한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 조사 결과, 156개 학교에서 RAAC 사용이 확인됐다. 그중 52개 학교는 이미 위험 경감 조치를 한 상태여서 폐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총 길리언 키건 영국 교육부 장관은 "RAAC와 관련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됨에 따라 건물 폐쇄 결정을 내렸다"면서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건물이 폐쇄된 학교의 학생들이 다른 학교와 공간을 공유하도록 하거나 임시 건물에서 수업받도록 하는 등 학교별 대응 방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다만, 온라인 원격 수업은 최후의 대안으로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브리짓 필립슨 야당 의원은 "정부가 관련 위험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이제 와 학교 폐쇄를 명령했다"면서 "학생들의 교육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