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호예수한다던 대주주 지분…주가 4배 오르자 차익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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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11개월 만에 주가 4배 급등한 윤성에프앤씨
보호예수 약속 어겨…콜옵션 주식 전량 매도한 최대주주
법적 제재 조치 어려워…과징금만 부과할듯
실적 늘어나는 성장주에도…투자자 신뢰는 바닥 2차전지 장비주인 윤성에프앤씨 대주주가 상장 당시 약속했던 보호예수 기한을 지키지 않고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주주는 이런 지분 거래로 약 370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투자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한국거래소는 제재가 마땅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대주주가 매각한 물량은 보호예수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때문입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성에프앤씨 주가는 2차전지 테마주에 올라타면서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10개월 만에 공모가(4만9000원)의 4배 가까이 오른 18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장중에는 주당 26만8500원까지 치솟으며, 공모가 대비 6배가량 급등하기도 했죠.
박 대표는 코스닥 상장 전인 2021년 6월 프리미어루미너스에 100만주를 매도했습니다. 당시 주식 매매 계약에서 기업공개(IPO) 완료 이후 매각한 100만주의 20%에 해당하는 20만주를 재매수 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 조항을 달았습니다. 박 대표가 상장일 이후 9개월 안에 이 권리를 행사하면 매각한 100만주 중 20만주를 되사올 수 있단 의미입니다. 박 대표는 상장한 지 약 11개월 만이 지난달 21일 콜옵션 권리를 행사해 지분 20만주를 되사왔습니다. 이후 같은 달 23일과 24일 세 차례에 걸쳐 20만주 전량을 시간외매매로 매각했습니다. 공모가와 비교했을 때 4배가량 차익을 거둔 것이죠.
윤성에프앤씨가 상장 당시 제출한 투자설명서에는 최대주주 이런 콜옵션 주식 계약을 분명하게 기재하고 있습니다. 또 “최대 주주 콜옵션 행사시 해당 행사분 역시 동일 기간(2년 6개월) 의무 보유 예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박 대표 지분의 보호 예수 기간은 오는 2025년 5월 14일까지입니다. 상장사 최대주주가 상장 당시 공개한 투자설명서 내용과 다른 행동을 한 것입니다. 투자설명서를 믿고 공모주 청약에 나선 주주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투자 당시 예상치 못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시총 1.4兆 윤성에프앤씨 대주주도 못 지킨 약속…누가 믿나
윤성에프앤씨 주가는 콜옵션 지분 매각 직전인 지난달 21일 20만45000원에서 지난 1일 18만3200원까지 10% 넘게 떨어졌습니다. 7월 하순 고점과 비교하면 약 30% 가까이 하락한 수준입니다. 올 들어 지난 7월 하순까지 이 회사 주식은 6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투자자들은 “박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한 지분을 시장에 팔 것이라는 사실이 외부에 미리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윤성에프앤씨 관계자는 “투자설명서 제출 직후 대주주의 콜옵션 물량이 법적으로 의무 보유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대주주인 박 대표가 최대한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매각일 종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장내가 아닌 시간외매매 방법을 통해 지분을 매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전 1년동안 발행한 주식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후 의무적으로 보유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해 되사온 주식은 이런 규정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도 해당 물량이 의무 보호예수 물량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면밀히 판단해봐야 알 수 있지만 겠지만 현재로선 증권신고서 기재사항 위반한 혐의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상 증권신고서 기재사항 위반은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상장 당시 자발적 보호예수 조치는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큽니다. 지배주주 측의 주식 보유와 부양 의지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투자자들도 깊은 신뢰를 보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보호예수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사안인데, 정작 약속을 어기고 실질적 실익을 거둔 매각자 측은 아무런 제재가 없다”면서 “이번 윤성에프앤씨 대주주 콜옵션 매각 사태로 누가 자발적 보호예수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성에프앤씨의 시가총액은 1조4600억원 규모로 코스닥 시가총액 30위권입니다. 1986년 설립된 윤성에프앤씨의 주력 제품은 2차전지에 필요한 분체 혹은 액체 형태의 원재료를 혼합하는 데 필요한 믹싱 시스템입니다. 2012년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작년엔 일본산 1300ℓ급 장비를 뛰어넘는 4000ℓ급 믹싱 시스템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죠.
윤성에프앤씨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미국의 전기트럭 업체인 리비안향 믹싱 시스템 수주에도 성공하기도 했죠. 실적은 2021년 한 해 코로나로 인한 선적 대란으로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곤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2019년 893억원이던 매출액은 작년 말 21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3억원에서 321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죠. 시장에선 알짜 2차전지 장비주로 불립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상장 11개월 만에 주가 4배 급등한 윤성에프앤씨
보호예수 약속 어겨…콜옵션 주식 전량 매도한 최대주주
법적 제재 조치 어려워…과징금만 부과할듯
실적 늘어나는 성장주에도…투자자 신뢰는 바닥 2차전지 장비주인 윤성에프앤씨 대주주가 상장 당시 약속했던 보호예수 기한을 지키지 않고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주주는 이런 지분 거래로 약 370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투자자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한국거래소는 제재가 마땅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대주주가 매각한 물량은 보호예수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때문입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윤성에프앤씨 주가는 2차전지 테마주에 올라타면서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지 10개월 만에 공모가(4만9000원)의 4배 가까이 오른 18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장중에는 주당 26만8500원까지 치솟으며, 공모가 대비 6배가량 급등하기도 했죠.
보호예수 약속했던 대주주…주가 오르자 전량 매도
윤성에프앤씨의 대주주인 박치영 대표는 지난달 말 20만주(2.51%)를 시간외매매로 매도했습니다. 주당 18만~19만원대에 팔아 374억원을 현금화했습니다. 박 대표는 상장하면서 보유지분(58.46%) 전체에 대해 2년6개월 간의 보호예수를 약속했습니다. 이번에 매각한 지분은 2대주주인 프리미어루미너스사모투자합회사(프리미어루미너스) 측에 넘겼던 지분 중 일부를 되사와 매각한 것이죠.박 대표는 코스닥 상장 전인 2021년 6월 프리미어루미너스에 100만주를 매도했습니다. 당시 주식 매매 계약에서 기업공개(IPO) 완료 이후 매각한 100만주의 20%에 해당하는 20만주를 재매수 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 조항을 달았습니다. 박 대표가 상장일 이후 9개월 안에 이 권리를 행사하면 매각한 100만주 중 20만주를 되사올 수 있단 의미입니다. 박 대표는 상장한 지 약 11개월 만이 지난달 21일 콜옵션 권리를 행사해 지분 20만주를 되사왔습니다. 이후 같은 달 23일과 24일 세 차례에 걸쳐 20만주 전량을 시간외매매로 매각했습니다. 공모가와 비교했을 때 4배가량 차익을 거둔 것이죠.
윤성에프앤씨가 상장 당시 제출한 투자설명서에는 최대주주 이런 콜옵션 주식 계약을 분명하게 기재하고 있습니다. 또 “최대 주주 콜옵션 행사시 해당 행사분 역시 동일 기간(2년 6개월) 의무 보유 예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박 대표 지분의 보호 예수 기간은 오는 2025년 5월 14일까지입니다. 상장사 최대주주가 상장 당시 공개한 투자설명서 내용과 다른 행동을 한 것입니다. 투자설명서를 믿고 공모주 청약에 나선 주주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투자 당시 예상치 못한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시총 1.4兆 윤성에프앤씨 대주주도 못 지킨 약속…누가 믿나
윤성에프앤씨 주가는 콜옵션 지분 매각 직전인 지난달 21일 20만45000원에서 지난 1일 18만3200원까지 10% 넘게 떨어졌습니다. 7월 하순 고점과 비교하면 약 30% 가까이 하락한 수준입니다. 올 들어 지난 7월 하순까지 이 회사 주식은 6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투자자들은 “박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한 지분을 시장에 팔 것이라는 사실이 외부에 미리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윤성에프앤씨 관계자는 “투자설명서 제출 직후 대주주의 콜옵션 물량이 법적으로 의무 보유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대주주인 박 대표가 최대한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매각일 종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장내가 아닌 시간외매매 방법을 통해 지분을 매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전 1년동안 발행한 주식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후 의무적으로 보유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콜옵션을 행사해 되사온 주식은 이런 규정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한국거래소도 해당 물량이 의무 보호예수 물량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면밀히 판단해봐야 알 수 있지만 겠지만 현재로선 증권신고서 기재사항 위반한 혐의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상 증권신고서 기재사항 위반은 과징금이 부과됩니다.
상장 당시 자발적 보호예수 조치는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큽니다. 지배주주 측의 주식 보유와 부양 의지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투자자들도 깊은 신뢰를 보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보호예수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사안인데, 정작 약속을 어기고 실질적 실익을 거둔 매각자 측은 아무런 제재가 없다”면서 “이번 윤성에프앤씨 대주주 콜옵션 매각 사태로 누가 자발적 보호예수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성에프앤씨의 시가총액은 1조4600억원 규모로 코스닥 시가총액 30위권입니다. 1986년 설립된 윤성에프앤씨의 주력 제품은 2차전지에 필요한 분체 혹은 액체 형태의 원재료를 혼합하는 데 필요한 믹싱 시스템입니다. 2012년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작년엔 일본산 1300ℓ급 장비를 뛰어넘는 4000ℓ급 믹싱 시스템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죠.
윤성에프앤씨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미국의 전기트럭 업체인 리비안향 믹싱 시스템 수주에도 성공하기도 했죠. 실적은 2021년 한 해 코로나로 인한 선적 대란으로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곤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2019년 893억원이던 매출액은 작년 말 210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3억원에서 321억원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죠. 시장에선 알짜 2차전지 장비주로 불립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