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맨 왼쪽)이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맨 왼쪽)이 임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신한금융 제공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정도(正道) 경영’을 강조했다. 금융권의 횡령·배임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고객과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는 취지에서다.

신한금융은 지난 1일 서울 태평로 본사에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지주사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22주년 기념 ‘참신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진 회장은 “매번 비슷한 창립 기념식이 아닌, 직원들과 마주 앉아 함께 축하하고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며 직원들의 질문에 진솔하게 답하고, 경영철학을 공유했다.

그는 정도 경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인내’를 꼽았다. 진 회장은 “경쟁사가 실적을 내면 따라가고 싶고 초조해지지만 정도로 가기 위해서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한금융은 앞으로 2~3년이 인내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른길을 가고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견뎌내면 비록 속도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정도를 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다른 금융그룹과 몸집 불리기 경쟁 대신 고객 중심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20~30대 젊은 직원들이 가져야 할 인재상과 관련해선 “창업 초기에는 도전 정신이 넘치는 직원이 많이 필요했지만 성장의 시대를 거쳐 성숙의 시대로 가는 현재 신한금융에는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프로의식을 갖춘 직원이 필요하다”며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혁신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 회장은 지주사 직원들에게는 “지주사는 계열사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업권의 현장 대신 시장 전체를 봐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창립 기념일 행사를 임직원 간 소통의 자리로 대체하면서 절감한 비용으로 노숙인 요양시설 ‘서울특별시립 은평의마을’에 대형 승합차를 기부해 의미를 더했다. 또 지주사 직원들은 영상 및 음향시설을 직접 준비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