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S가 설계한 압구정1
RIOS가 설계한 압구정1
‘100년 후 압구정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같은 물길이 만들어질까’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지난 1일 개막한 가운데 서울 주요 지역의 개발비전을 제시한 ‘100년 마스터플랜전’이 공개됐다.

국내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의 경우 미국 건축회사 RIOS가 한강과 연계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가장 큰 특징은 도심 곳곳으로 낸 물길이다. RIOS는 한강으로부터 3~4개의 브랜치를 내 일상생활에서 수변이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큰 브랜치에서 여러 개의 물길을 내 수변 접근성도 더 높이도록 했다. 김택중 RIOS 디렉터는 “물이 흐르는 길을 하나의 새로운 강으로 만들어 일상생활에서 물이 갖는 경험을 완성하자는 것”이라며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압구정동이 한국의 빠른 경제발전을 대변하다 보니 강과 도시를 가로막는 벽과 장벽 역할을 하는 다소 폐쇄적인 건물이 밀집돼 있다고 RIOS는 해석했다. 지상이나 스카이라인 모두에서 건축물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RIOS가 설계한 압구정2
RIOS가 설계한 압구정2
10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3~4개 배치하고 그 사이 통경축을 통해 공용공간을 만들도록 하는 설계도 제안했다. 김 디렉터는 “건축과 도시개발이 자연과 공존하면서 접근성을 최대한 향상시켜 주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한강에서 퇴근후 카누나 카약을 타거나 지정된 곳에서는 수영을 하는 등 물과의 생활을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그린 네트워크’라는 제목으로 선보이는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은 100년 후 서울의 친환경 고밀도시를 그리는 유형별 마스터플랜을 소개한다. 국제공모전으로 선정된 40개 팀의 유형별 마스터플랜과 국내외 유수 건축상 수상자 스노헤타, MVRDV, 조민석, 프란시스코 레이바 등으로 구성된 초청작가 14개 팀의 다양한 연구 성과물 전시가 예정돼 있다.

RIOS는 1985년에 LA에서 시작해 LA, 런던, 싱가포르 등에서 250명이 일하는 글로벌 건축디자인업체다.
100년 후 열역학적 균형을 이룬 서울, 지 오터슨 스튜디오
100년 후 열역학적 균형을 이룬 서울, 지 오터슨 스튜디오
한편 서울비엔날레는 도시 문제의 다양한 해법을 고민하고, 세계 여러 도시와 건축 분야 문화를 교류하는 서울시 주최 국제 행사다. 10월 29일까지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를 주제로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중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시민청 일대에서 열린다.

전시는 △주제전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게스트시티전 △글로벌 스튜디오 △현장프로젝트전 등으로 나눠 열린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