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롤라(Pirola)’로 불리는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BA.2.86이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비교해 30개가 넘는 돌연변이가 있다고 알려져 현재 백신의 효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미국 미시간에서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된 BA.2.86은 뉴욕, 버지니아 등 5개 주로 퍼졌다. 지난달 29일에는 캐나다에서도 첫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다. BA.2.86은 7월 24일 덴마크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로 이후 이스라엘, 영국,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7일 BA.2.86 변이를 감시 대상에 추가해 감염 사례를 추적하고 있다. 영국은 고령자와 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예정보다 한 달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변이는 오미크론 변이인 BA.2의 하위 변이로 분류된다. 오미크론 변이와 비교해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36개 더 많아 기존 면역력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기 위해 세포에 달라붙는 부위다. 대부분의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단백질 변형이 많을수록 기존 면역체계가 뚫릴 가능성이 커진다.

윌리엄 샤프너 미국 밴더빌트대 예방의학·전염병 교수는 “이번 변이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8월 셋째주 코로나19 환자 수는 이전 조사보다 18.8% 증가했다. 다만 현재 우세종은 XBB 변이인 EG.5로 BA.2.86 변이가 유행하더라도 우세종이 되지 못할 수 있다고 그는 내다봤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