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갭투자 다시 뜬다…화성·평택 '무자본 매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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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론에 고개 든 갭투자
화성 3~8월 매매 중 6%가 갭투자 집계
평택·시흥에도 몰려
전세-매매가격 차이 5000만원내 단지 인기
서울은 송파·강동 활발…갭 5억원 이하에 집중
화성 3~8월 매매 중 6%가 갭투자 집계
평택·시흥에도 몰려
전세-매매가격 차이 5000만원내 단지 인기
서울은 송파·강동 활발…갭 5억원 이하에 집중
수도권에서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석 달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 수요자가 늘고 있어서다. 서울에선 미개발 지역이 많은 송파구 등에서, 경기권에선 지난해 집값이 크게 떨어졌던 화성·평택에서 갭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무리한 갭투자는 향후 깡통전세(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몽땅 날릴 위기에 처한 전세)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갭투자는 전셋값과 매매가 차이가 5000만원대 이내인 단지에서 주로 나타났다. 집값이 크게 하락했던 상황에서 전셋값이 빠르게 회복돼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평택시 현덕면 ‘영흥’ 전용 59㎡는 지난 6월 7500만원에 매매된 뒤 7월 64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구했다. 전셋값과 매매가 차이는 1100만원이다. 평택시 용이동 ‘평택용이금호어울림1단지’ 전용 67㎡는 7월 2억9350만원에 직거래된 뒤 8월 2억8000만원에 전세 갱신계약을 맺었다. 화성에서는 ‘무자본 갭투자’도 등장했다. 화성 우정읍 미성102단지 전용 76㎡는 6월 95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7월 1억원에 임차인을 찾았다. 집주인은 500만원을 벌고 집을 산 셈이다.
갭투자는 경기 남부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시세 상승 기대가 높은 지역에 몰리고 있다. 평택 지역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배후수요 기대로 외지인 투자가 늘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평택의 외지인 투자 비율은 6월 기준 22%에 달한다. 1월 186건에서 6월 534건으로 거래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화성 남양읍 M공인 관계자는 “화성은 국제 테마파크 추진 등으로 일자리 기대와 교통 인프라 개선 계획이 많은 지역”이라며 “지난해 집값이 워낙 많이 내려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연초부터 투자수요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시 집값은 지난 한 해 평균 15% 떨어져 수도권에서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다.
갭투자 금액은 5억원 이하에 집중됐다. 송파구 마천동 송파건원여미지 전용 51㎡(갭투자 금액 2억9000만원), 거여동 거여4단지 59㎡(3억1800만원), 강동구 강일동 강동리버스트 74㎡(1억4000만원), 강남구 개포동 대청 39㎡(4억80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84㎡의 경우 7월 초 19억4500만원에 팔린 뒤 8월 16일 16억9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2억5000만원을 들여 19억원대 아파트를 매수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자산 여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갭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금리와 전세가 하락 리스크가 여전해 역전세·깡통전세 등의 리스크가 존재해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갭투자가 성공하려면 매매 가격도 따라 올라야 한다”며 “5년 이상 장기투자가 아닌, 단기적인 접근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화성·평택 갭투자 1위…무자본 매수도 등장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 3~8월 기준 전국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 화성시로 집계됐다. 전체 매매(5145건)의 6.4%인 332건이 갭투자였다. 이어 평택(241건), 시흥(223건), 인천 연수구(223건), 성남 분당구(220건) 등의 순으로 갭투자가 빈번했다. 대규모 정비사업이 많은 성남 분당구의 경우 비중이 11.8%에 달했다. 아실은 매매가 이뤄지고 3개월 내에 전세계약이 체결되면 갭투자로 분류한다.갭투자는 전셋값과 매매가 차이가 5000만원대 이내인 단지에서 주로 나타났다. 집값이 크게 하락했던 상황에서 전셋값이 빠르게 회복돼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평택시 현덕면 ‘영흥’ 전용 59㎡는 지난 6월 7500만원에 매매된 뒤 7월 64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구했다. 전셋값과 매매가 차이는 1100만원이다. 평택시 용이동 ‘평택용이금호어울림1단지’ 전용 67㎡는 7월 2억9350만원에 직거래된 뒤 8월 2억8000만원에 전세 갱신계약을 맺었다. 화성에서는 ‘무자본 갭투자’도 등장했다. 화성 우정읍 미성102단지 전용 76㎡는 6월 95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7월 1억원에 임차인을 찾았다. 집주인은 500만원을 벌고 집을 산 셈이다.
갭투자는 경기 남부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시세 상승 기대가 높은 지역에 몰리고 있다. 평택 지역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배후수요 기대로 외지인 투자가 늘고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평택의 외지인 투자 비율은 6월 기준 22%에 달한다. 1월 186건에서 6월 534건으로 거래 건수도 크게 늘고 있다. 화성 남양읍 M공인 관계자는 “화성은 국제 테마파크 추진 등으로 일자리 기대와 교통 인프라 개선 계획이 많은 지역”이라며 “지난해 집값이 워낙 많이 내려간 상황을 기회로 보고 연초부터 투자수요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화성시 집값은 지난 한 해 평균 15% 떨어져 수도권에서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다.
서울은 송파 방이 문정동 등 집중
부동산시장의 최선호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도 예외는 아니다. 절대 가격이 높아 건수 자체는 경기도에 비해 적지만 갭투자 비중은 대부분 10%를 넘어선다. 최근 6개월 동안 서울에서 갭투자가 많았던 지역은 송파구로, 전체 거래 1506건 중 175건(11.6%)이나 됐다. 송파구 내 방이동, 마천동, 거여동 등 아직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강동구가 1308건 중 162건(12.3%), 강남구 1316건 중 145건(11.0%), 노원구 1393건 중 131건(9.4%), 서초구 881건 중 115건(13.0%) 순으로 나타났다.갭투자 금액은 5억원 이하에 집중됐다. 송파구 마천동 송파건원여미지 전용 51㎡(갭투자 금액 2억9000만원), 거여동 거여4단지 59㎡(3억1800만원), 강동구 강일동 강동리버스트 74㎡(1억4000만원), 강남구 개포동 대청 39㎡(4억80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 84㎡의 경우 7월 초 19억4500만원에 팔린 뒤 8월 16일 16억95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2억5000만원을 들여 19억원대 아파트를 매수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자산 여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갭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금리와 전세가 하락 리스크가 여전해 역전세·깡통전세 등의 리스크가 존재해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갭투자가 성공하려면 매매 가격도 따라 올라야 한다”며 “5년 이상 장기투자가 아닌, 단기적인 접근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