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요 단지 가격이 전고점의 80% 이상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초 급매물이 소화되고 가격 조정이 이뤄진 뒤 학군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다. 광진구에 드물었던 대단지 신축 아파트 ‘롯데캐슬 이스트폴’ 분양이 끝난 뒤 대기하고 있던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거래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1일 부동산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광진구 아파트 거래량은 423건으로 지난해 1년 거래량(283건)을 훌쩍 넘어섰다. 작년 6월부터 11월까지 10건 내외에 불과했던 월 거래량은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작년 12월 59건으로 회복된 뒤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60~70여 건이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2021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구의동과 광장동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에서 거래가 많았다. 8월까지 누적 거래량이 가장 많은 아파트는 강변테크노마트 옆 현대프라임(29건)이었다. 이어 광장동 청구아파트(28건)와 광장현대파크빌10차(23건), 구의현대2단지(23건), 광장현대3단지(21건) 순이었다. 이 지역 아파트들은 2호선 강변역과 5호선 광나루역 사이에 아파트단지가 밀집돼 있으며 역세권인 데다 한강을 끼고 있다. 강변북로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등 교통도 편리하다. 광남초·중과 양진초·중을 비롯해 100개 이상의 학원이 밀집한 학원가도 형성돼 있어 교육환경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거래량 상위권 아파트 모두 이들 주요 학군 인근에 있어 교육 수요가 거래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가 속속 이뤄지면서 주요 아파트 단지의 가격도 저점을 찍고 상승했다. 1592가구로 인근에서 가장 단지가 큰 현대프라임은 전용 59㎡를 중심으로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지난 1월 8억5150만원까지 떨어졌던 매매가는 7월 10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원을 다시 돌파했다. 2021년 전고점(12억5000만원)의 82.4%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강변역에 가깝고 한강변에 조성된 단지로 젊은 부부를 중심으로 수요가 많다.

양진초·중학교 학군지에 있는 광장현대파크빌10차 가격도 많이 올랐다. 1월 급매물 가격이 13억원까지 떨어졌던 광장현대파크빌10차 전용 84㎡는 8월 한강 조망 가능한 집이 15억6000만원에 팔렸다. 2021년 9월 형성된 전고점(18억원)의 86.7%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청구아파트 전용 84㎡도 지난달 12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최고가의 82%까지 가격이 올라왔다.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도 변수로 꼽힌다. 구의동 한 부동산중개사는 “새 아파트를 원했던 광진구 실수요자들이 롯데캐슬 이스트폴에 청약한 뒤 낙첨되자 매매 시장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롯데캐슬 이스트폴 청약에는 420가구 모집에 4만1344명이 몰리며 평균 9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