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단식농성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단식농성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병언 기자
검찰은 4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소환조사가 무산되자 유감을 표명했다. 이 대표는 단식 투쟁 돌입 당시 단식이 검찰 수사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검찰은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이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원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 오전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절차가 이 대표의 불출석으로 인해 무산됐다"며 "검찰은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출석을 요청했으나,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며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피의자 신분인 이 대표와 소환 조사 일정을 놓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지난 8월 23일 이 대표에게 일주일 뒤인 30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30일에는 시간을 낼 수 없다"면서 다음 날인 24일 오전에 조사받으러 가겠다고 맞섰다. 이에 결국 8월 30일 소환조사는 무산됐다.

이후 검찰은 이 대표 측에 9월 4일 출석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대표 측이 재차 "4일에는 출석이 불가능하고 이달 11~15일 중 출석하겠다"고 맞서면서 두 번째 소환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1일에는 이 대표가 "4일 오전에만 조사받겠다"고 제안했으나, 검찰이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 없다"고 거부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날 일정은 오전 최고위원회의 참석, 오후에는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공동회의' 참석,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 문화제' 참석 등이다. 검찰은 조만간 이 대표에게 소환장을 다시 보낼 방침이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돌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 대표는 단식이 검찰의 소환 조사에 지장을 주지 않겠냐는 우려에 대해 "전혀 (단식의)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장기간 단식을 통해 건강이 나빠질 경우 조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기력이 많이 손상됐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