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으로 비로소 식구가 된다… 고령화 가족도, 어느 가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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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소설 애호가 소심이의 ‘참견’
아침, 저녁 서늘한 바람이 반갑지만 여름이 시샘 해 심술 부리지는 않을까 가을이라는 말을 하기에는 조심스러운 요즘이다. 하지만 신문에 실린 추석 선물 기사와 광고를 보니 부정할 수 없는 가을이다. 추석이다.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모든 것이 풍족한 추석.
아이들에게는 가을방학 같은 연휴이자 모처럼 만나는 어르신들께 불로소득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의 시간, 종갓집 며느리들에게는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라는 존재의 근원을 한번쯤 떠오르게 하는 시간, 집중되는 관심이 괴로운 취준생에게는 윤리적 의무를 외면할 용기만 있다면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은 시간 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추석은 가까이 있으면 있는 대로, 멀리 있으면 멀리 있는 대로 여전히 ‘가족’을 생각하게 하고 끈끈한 정을 나누고 싶은 시간 임에는 틀림없다.
제사가 형식만 남고 마음이 사라지면 고생일 뿐이라고 이야기하던 심시선의 가족은 그녀의 10주기를 기념해 하와이로 떠난다. 두번의 결혼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살고 있는 가족이 그녀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하와이로 모인 것.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자리지만 가족들은 각자 여행을 통해 가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수집하기로 하고, 그 속에서 심시선과의 연결을 발견하게 된다.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는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이 슬픔과 후회가 아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죽음은 분리와 단절이 아니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현재의 삶과 이어짐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편안하고 재치 있게 전달한다.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그야말로 골 때리는 가족의 이야기도 있다. 데뷔 영화가 흥행에 참패한 영화 감독인 주인공은 결국 빈손으로 엄마 집으로 들어가 살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엄마 집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보상금으로 사업을 했다가 이를 다 날리고 엄마 집으로 들어와 뒹굴거리는 백수 형 ‘오함마’가 살고 있고, 이후 바람을 피우다 두번째 남편에게 이혼을 당한 여동생 ‘미연’이 그녀의 딸 ‘민경’과 함께 엄마 집으로 들어오면서 시트콤 같은 하루하루가 시작된다.
평균나이 사십구세인 삼남매와 엄마의 한집 살이는 그야말로 사건사고의 연속이다. 하지만 엄마는 가족을 위해 매일 고기반찬을 해 먹인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자식들에게 매일 고기반찬을 해 먹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드러나는 엄마의 비밀. 이미 영화를 봤더라도 또다른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소설도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제 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좀도둑 가족(영화 어느 가족)’은 가족의 개념을 확대한다. 고층맨션으로 둘러싸인 도심 한복판의 단층 목조주택에 살고 있는 이 가족은 제목 그대로 좀도둑질을 일삼는다. 할머니 ‘하쓰에’는 파친코에서 옆자리의 구슬을 아무렇지 않게 훔치고, 아버지 ‘오사무’는 할머니의 연금을 축내며 지내는 좀도둑이다. 엄마 ‘노부요’는 세탁공장에서 손님들이 주머니를 뒤지고, 엄마의 이복동생인 ‘아키’는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아들 ‘쇼타’는 아버지에게 좀도둑의 노하우를 배운다. 그리고 버려진 어린 소녀 ‘유리’가 좀도둑 가족에 새로운 구성원이 된다.
공사장 일용직, 세탁소 직원, 유흥업소 직원, 그리고 소소한 좀도둑이 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다가 이 마저 어려운 상황에 할머니 노부요가 죽게되면서 이 가족들은 할머니 노부요의 가짜 장례식을 치르고 죽음을 은폐한 후 그 연금으로 생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가족이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 결국 이 가족은 해체된다. 특히 이 소설은 각본이 먼저 쓰여지고, 영화를 찍은 후 소설로 쓰여진만큼 감독이자 작가인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영화 속에서 미처 담아내지 못한 숨은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어 영화에 감동했다면 이 소설에 더 큰 감동이 있을 듯.
‘식구(食口)’,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소설은 친족으로 얽힌 가족(家族)보다 그것이 생존을 위해서든, 여흥을 위해서든 함께 먹는 행위를 하는 식구의 모습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가 생각해 본적 없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한다.
한가위다.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다.
식구들과 풍성한 한끼를 가족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자. 좀도둑 가족
‘더도말고 덜도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모든 것이 풍족한 추석.
아이들에게는 가을방학 같은 연휴이자 모처럼 만나는 어르신들께 불로소득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의 시간, 종갓집 며느리들에게는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라는 존재의 근원을 한번쯤 떠오르게 하는 시간, 집중되는 관심이 괴로운 취준생에게는 윤리적 의무를 외면할 용기만 있다면 어디로든 훌쩍 떠나고 싶은 시간 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추석은 가까이 있으면 있는 대로, 멀리 있으면 멀리 있는 대로 여전히 ‘가족’을 생각하게 하고 끈끈한 정을 나누고 싶은 시간 임에는 틀림없다.
제사가 형식만 남고 마음이 사라지면 고생일 뿐이라고 이야기하던 심시선의 가족은 그녀의 10주기를 기념해 하와이로 떠난다. 두번의 결혼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살고 있는 가족이 그녀의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하와이로 모인 것.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자리지만 가족들은 각자 여행을 통해 가장 의미 있는 순간들을 수집하기로 하고, 그 속에서 심시선과의 연결을 발견하게 된다.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는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이 슬픔과 후회가 아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기억일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죽음은 분리와 단절이 아니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현재의 삶과 이어짐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편안하고 재치 있게 전달한다.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그야말로 골 때리는 가족의 이야기도 있다. 데뷔 영화가 흥행에 참패한 영화 감독인 주인공은 결국 빈손으로 엄마 집으로 들어가 살기로 한다. 하지만 이미 엄마 집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보상금으로 사업을 했다가 이를 다 날리고 엄마 집으로 들어와 뒹굴거리는 백수 형 ‘오함마’가 살고 있고, 이후 바람을 피우다 두번째 남편에게 이혼을 당한 여동생 ‘미연’이 그녀의 딸 ‘민경’과 함께 엄마 집으로 들어오면서 시트콤 같은 하루하루가 시작된다.
평균나이 사십구세인 삼남매와 엄마의 한집 살이는 그야말로 사건사고의 연속이다. 하지만 엄마는 가족을 위해 매일 고기반찬을 해 먹인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자식들에게 매일 고기반찬을 해 먹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드러나는 엄마의 비밀. 이미 영화를 봤더라도 또다른 장면을 상상하게 하는 소설도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제 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좀도둑 가족(영화 어느 가족)’은 가족의 개념을 확대한다. 고층맨션으로 둘러싸인 도심 한복판의 단층 목조주택에 살고 있는 이 가족은 제목 그대로 좀도둑질을 일삼는다. 할머니 ‘하쓰에’는 파친코에서 옆자리의 구슬을 아무렇지 않게 훔치고, 아버지 ‘오사무’는 할머니의 연금을 축내며 지내는 좀도둑이다. 엄마 ‘노부요’는 세탁공장에서 손님들이 주머니를 뒤지고, 엄마의 이복동생인 ‘아키’는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아들 ‘쇼타’는 아버지에게 좀도둑의 노하우를 배운다. 그리고 버려진 어린 소녀 ‘유리’가 좀도둑 가족에 새로운 구성원이 된다.
공사장 일용직, 세탁소 직원, 유흥업소 직원, 그리고 소소한 좀도둑이 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다가 이 마저 어려운 상황에 할머니 노부요가 죽게되면서 이 가족들은 할머니 노부요의 가짜 장례식을 치르고 죽음을 은폐한 후 그 연금으로 생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가족이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 결국 이 가족은 해체된다. 특히 이 소설은 각본이 먼저 쓰여지고, 영화를 찍은 후 소설로 쓰여진만큼 감독이자 작가인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영화 속에서 미처 담아내지 못한 숨은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어 영화에 감동했다면 이 소설에 더 큰 감동이 있을 듯.
‘식구(食口)’, 한 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소설은 친족으로 얽힌 가족(家族)보다 그것이 생존을 위해서든, 여흥을 위해서든 함께 먹는 행위를 하는 식구의 모습을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가 생각해 본적 없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한다.
한가위다.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이다.
식구들과 풍성한 한끼를 가족들과 따뜻한 정을 나누자. 좀도둑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