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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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여자친구를 15시간 동안 집에 감금하면서 유사 성폭행을 한 30대 스토킹범이 징역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부당하다"고 불복하며 항소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감금과 유사 강간 등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A씨(34)는 최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1심 양형이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징역 5년을 구형한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항소함에 따라 2심 재판은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1심 법원이 소송 기록을 정리해 넘기면 항소심을 담당할 재판부가 결정된다.

A씨는 지난 3월 14일 강남역에 있는 한 치과에서 진료를 마치고 나오던 피해자 B씨를 본인의 포르쉐 차에 태우고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본인의 집까지 데려갔다. 이후 A씨는 B씨를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낙태 사실을 본인 앞에서 확인시켜 달라는 등 비상식적인 얘기를 계속하면서 피해자를 감금했으며 B씨 신체를 강제로 만지는 등 유사 성폭행을 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B씨가 임신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임신시키고 이후 낙태를 종용한 바 있다.

B씨는 A씨가 자신을 납치하고 차에 태워 집으로 데리고 오는 동안 경찰에 신고했으나, A씨가 경찰한테 별일 아니라 말하라고 강요했으며 B씨는 보복이 두려워 경찰의 연락을 받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을 의심하던 경찰이 B씨에게 연락을 취했고 3월 15일 오전 A씨의 집에 출동했다. A씨는 B씨에게 옷장에 들어가 숨어 있으라며 끝까지 본인의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자 했지만 계속해서 상황을 의심하던 경찰에 의해 결국 옷장에 숨어 있던 B씨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7월 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만난 B씨와 2주가량 교제하다가 헤어진 뒤에도 재회를 강요하며 상습적으로 스토킹했다. 그는 "너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나쁘다", "흥신소에 1000만원을 쓴 이유가 뭘 것 같으냐"며 B씨를 수차례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계속된 스토킹에 지친 B씨가 연락처를 바꾸자 평소 피해자가 다니던 치과에 연락해 바뀐 전화번호와 진료 예약 일정을 알아내기도 했다. 그는 B씨의 예약 당일 치과 앞에서 3시간 동안 기다렸고, B씨가 나오자 차량에 강제로 태운 뒤 집으로 데려가 감금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