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불참에 G20 위상 '흔들'…中 없이는 실존적 위협 직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0년간 G20 회원국 다수 中에 등 돌려"
장관급 회의서도 공동 성명 도출 못해
"印견제용" 분석도 "브릭스 결속력 낮아"
장관급 회의서도 공동 성명 도출 못해
"印견제용" 분석도 "브릭스 결속력 낮아"
!["시진핑 불참에 G20 위상 '흔들'…中 없이는 실존적 위협 직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10822.1.jpg)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번 G20 정상회의 준비 작업에 관여해 온 한 서방국 관리는 시 주석의 불참 소식과 관련해 “그들(중국)은 일 년 내내 준비해 온 우리의 공동 작업을 방해하는 데 몰두해 왔고, (시 주석의 불참은) 이를 증명하는 행보”라고 말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러시아가 공동 전선에서 이탈하면서 G20이 사실상 제 기능을 못 하게 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대립의 골이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의료‧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를 주제로 열린 일련의 장관급 회의에서 모든 G20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된 공동 성명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선진국과 개도국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각국의 책임 분담 문제를 놓고 극심한 이견을 노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진핑 불참에 G20 위상 '흔들'…中 없이는 실존적 위협 직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10823.1.jpg)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이탈리아‧캐나다 등 G7에 유럽연합(EU), 그리고 한국‧중국‧호주‧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브라질‧인도‧러시아‧튀르키예 등 12개 신흥국이 더해진 G20은 2008년 출범 이래 다자간 협의체의 ‘정점’으로 기능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태동한 만큼 글로벌 경제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의체라는 성격이 짙다.
!["시진핑 불참에 G20 위상 '흔들'…中 없이는 실존적 위협 직면"](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10837.1.jpg)
일각에선 G20 불참 결정이 중국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의 부재를 틈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에 대항하는 경제 협력 프로젝트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에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번 G20 정상회의를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를 상대로 ‘가치 외교’에 나설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제경제 담당 보좌관을 지냈던 대니얼 프라이스는 “시 주석의 결정은 모디(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G20 지도부에 대한 명백한 모욕일 뿐 아니라,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협의체)가 과대 선전됐으며 여전히 회원국 간 결속력이 약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해넬 디렉터도 “G20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중국의 글로벌 의제 형성 능력만 약화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