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G20 불참…바이든 "실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불참한다고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사상 최초로 공동성명을 내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에 리창 총리가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시 주석의 불참을 확인했다. 시 주석이 집권 이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러호버스비치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시 주석의 G20 정상회의 불참에) 실망했다”며 “하지만 그와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이 만날 거란 기대도 무산됐다. G20 의장국인 인도도 난감한 처지가 됐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두루 참여하는 다자 협력의 상징인 G20가 시 주석의 정상회의 불참으로 ‘실존적 위협’에 직면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G20 정상회의 준비 작업에 관여해온 한 서방 관료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은 1년 내내 준비해온 우리의 공동 작업을 방해하는 데 몰두했고, (시 주석의 불참은) 이를 증명하는 행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G20 내 친미 성향 국가들도 중국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게 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앞서 이번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의료,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를 주제로 열린 일련의 장관급 회의에서 G20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공동성명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이 국경 분쟁 상대국인 인도를 의도적으로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수석디렉터는 “(시 주석의 불참으로) G20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생존 가능성과 성공에 의문 부호가 찍혔고, G20의 미래에는 실존적 위협이 드리웠다”고 짚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