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여의도 30분…'200인승 한강 리버버스' 내년 9월 뜬다
최대 200명을 태우고 경기 김포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30분 만에 도착하는 수상버스(리버버스·사진)가 이르면 내년 9월 도입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종양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4일 서울시청에서 통근·관광용 리버버스 운영을 위한 ‘한강 리버버스 사업 추진 공동협력 협약’을 맺었다. 리버버스 운행사업을 맡은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크루즈는 30년 이상 선박을 운항해온 업체다. 지난 7월 리버버스 사업자 선정을 위한 민간공모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크루즈는 199인승 친환경 선박을 내년 하반기께 도입하고 서울시는 선착장 유지, 둔치 접근을 위한 시설 조성 등 행정적 지원을 한다.

김포 아라뱃길과 한강 사이 물 수위를 조절하는 서울 개화동 아라한강갑문에서 여의도 선착장을 오가는 노선이 현재로선 유력하다. 최대 시속 50㎞ 속도로 해당 노선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운항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 15분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요금은 정해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광역버스(3000원) 등 다른 육상 대중교통 수단의 이용요금 수준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아라한강갑문~여의도 외 노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마포 여의도 잠원 잠실 등 주요 주거지역, 업무지역, 관광지역을 연결하는 복수의 시내 노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버버스 안착을 위해서는 서울시가 과거 추진했던 수상택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 시장 첫 임기 때인 2007년 10월, 하루 2만 명 수요를 예상하며 수상택시 운항을 시작했지만 하루평균 이용객 100명 수준에 그쳤다. 둔치와 주요 도로가 연결돼 있지 않은 데다 1인 5000원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요금이 사업 실패 원인으로 꼽혔다. 출퇴근용 승객은 2020년 32명, 2021년 10명 이하에 그쳤다. 2021년 사업은 사실상 폐지됐다.

리버버스가 수상택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다른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오 시장 역시 “한강은 시민들이 즐겁게 이용하고 있지만 연계성이 늘 고민이었다”고 했다. 시는 선착장으로 접근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하고 둔치 인근 도로를 정비할 방침이다. 자전거 등 개인 이동수단 등을 지니고 탑승하는 것도 허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8·12인승 등 소규모 택시였지만 지금 추진되는 것은 최대 200명이 탈 수 있는 페리 개념”이라며 “수요도 더 많고 경제성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