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72년 역사의 유럽 최대 자동차 전시회 ‘IAA 모빌리티 2023’에 처음으로 참가해 “미래차의 혁신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 주력 제품을 미래차 맞춤형으로 출시해 모빌리티산업의 패권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삼성, LG의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전자·자동차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모빌리티 대융합’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방문한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3’ 전시장 곳곳에서는 삼성, LG, 아마존, 엔비디아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사원증을 목에 건 사람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이들은 완성차업체 등에 차량용 신제품을 알리기 위해 모터쇼에 참가했다. 600여 개 기업이 함께하는 이번 모터쇼는 나흘 일정으로 열린다.

삼성에서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핵심 계열사 세 곳이 부스를 차렸다. 삼성 3개사는 모터쇼 최고 명당으로 불리는 ‘B1’홀 중앙에 각각 대형 부스를 꾸리고 차량용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고체 배터리 등을 선보였다.

이날 LG전자는 IT 기업 중 처음으로 글로벌 미디어 앞에서 사업을 설명하는 ‘프레스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그동안 자동차업계 최고경영자(CEO)가 도맡아 온 콘퍼런스의 첫 번째 연사로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나섰다. 산업계에서는 “전자와 자동차의 융합 트렌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뮌헨=김익환/빈난새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