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의 49재였던 4일 오후 추모식이 끝난 뒤 조희연(왼쪽) 서울시교육감과 이주호(오른쪽)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교인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6반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이혜인 기자
서이초 교사의 49재였던 4일 오후 추모식이 끝난 뒤 조희연(왼쪽) 서울시교육감과 이주호(오른쪽)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교인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6반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이혜인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이초 교사 49재인 4일 진행된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한 교사들을 징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부에는 징계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조 교육감은 4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선생님들의 연가와 병가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 없고 결재를 앞두고 계신 학교장님들에 대한 징계도 내릴 수 없다”며 “결재를 앞두고 있는 학교장들에 대한 징계도 내릴 수 없다”고 썼다.

이어 “내일이면 학교는 거대한 혼란을 피할수 없게 된다”며 “우리 선생님들께 지금 필요한 것은 징계가 아니라 자율과 토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처 입은 선생님들이 비를 피하는 우산이 되고. 동료의 비극에 함께 아파하는 선생님들과 상주의 마음으로 손을 맞잡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며 “가장 열정적인 선생님이 가장 먼저 다치는 학교 현실을 그대로 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징계 여부에 관한 질문에 대해 “오늘 고인을 추모하는 날”이라며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이어 “교육부에서 오늘 상황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니, 이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입장문 전문.

교육부는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주십시오.
오늘 서이초 선생님의 49재 추모제가 있었습니다.
추모제에 이주호 교육부총리님과 임태희 경기교육감님, 여야 원내대표님까지 함께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의도에선 지금도 수만 명의 선생님들께서 모여 계십니다. 깊은 슬픔을 딛고, 무수히 상처 난 교육적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마음으로 모인 선생님들입니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학교는 거대한 혼란을 피할 수 없습니다.
서이초 선생님을 기억하고, 공교육을 바로 세우겠다는 선생님들의 뜻있는 행동이 징계의 덫에 빠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는 앞서 상처 입은 선생님들이 비를 피하는 우산이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동료의 비극에 함께 아파하는 선생님들과 상주의 마음으로 손을 맞잡겠다는 약속도 드렸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가장 열정적인 선생님이 가장 먼저 다치는 학교 현실을 그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저는 선생님들의 연가와 병가에 대해 징계를 내릴 수 없습니다. 결재를 앞두고 계신 학교장님들에 대한 징계도 내릴 수 없습니다.
이주호 교육부총리님께 요청합니다.
우리 선생님들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철회해주십시오.
우리 선생님들의 간절한 염원에 상처를 내지 말아주십시오.
부총리님께서도 선생님이 교실에서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를 강력히 지지하고 계십니다. 불안과 공포는 정당하게 가르칠 권리와 양립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교권을 옹호한다면, 열정적인 선생님들을 징계할 수 없습니다. 우리 선생님들께 지금 필요한 것은 징계가 아니라 자율과 토론입니다.
부총리님께서 현명한 결단을 내리시리라 믿습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