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 연장 전망에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中 수요 기대도 [오늘의 유가]
브렌트유 배럴당 89달러 돌파
“中 원유수요 4분기 급증할 것”

국제유가가 4일(현지시간) 상승세를 이어가며 10개월 만의 최고가를 또다시 썼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자발적 감산이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날도 가격을 끌어올렸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중단되고, 중국의 원유수요가 강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히 우세하다.

4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전장보다 0.48달러(0.54%) 오른 배럴당 89.03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가다. 브렌트유는 이날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보다 0.43달러(0.5%) 오른 배럴당 85.98달러에 거래됐다. 8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블룸버그는 WTI 강세에 베팅한 원유 옵션 계약이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고 전했다.
OPEC+ 감산 연장 전망에 국제유가 상승세 지속…中 수요 기대도 [오늘의 유가]
OPEC+이 자발적 감산 조치를 연장할 것이라는 발표가 수일 내 나올 것으로 전망되며 유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매달 초 감산 연장 발표를 해왔기 때문이다.

중국 뱅크오브차이나 인터내셔널의 샤오 푸 분석가는 메모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10월에도 감산을 이어갈 것”이라며 “공급 긴축이 지속되면서 유가가 단기적으로 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8월 일자리 지표는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18만7000건 증가해 시장 예상치(17만건)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3.8%로 7월 3.5%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석유 컨퍼런스에서는 중국 원유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었다. 중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이 중국 에너지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의 벤 루콕 석유 거래 공동책임자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중국의 원유 수요 측면에서 볼 때 부동산 시장은 안 좋지만 경제의 다른 부분은 그렇지 않다”며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좋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석유 컨설턴트 출신이자 헤지펀드 블랙골드 인베스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게리 로스는 “4분기 중국의 원유 소비가 급증할 것”이라며 “중국 내 정유소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원유 수입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여름 동안 휘발유 판매가 놀라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