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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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까지 2개월 연속 2%대로 낮아진 물가 상승률이 3개월 만에 3%대로 반등했다. 석유류 가격이 크게 뛰어오른 데다 집중호우로 농산물 가격까지 상승하면서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다. 지난 5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3%대로 뛰어올랐다. 지난 6월과 7월 물가 상승률은 각각 2.7%, 2.3%였다.

석유류 가격이 물가 압력을 높였다. 지난 7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은 25.9%에 달하며 전체 물가를 2.3%로 낮추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달엔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11.0%에 그쳤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률이) 지난 7월 2.3%에서 지난달 3.4%로 되는 데 석유류 하락폭 축소가 80%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집중호우 등 불리한 기상여건도 물가를 자극했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은 1년 전 보다 5.4% 상승했다. 이 영향으로 생활물가지수가 3.9%로 지난 7월 (1.8%) 보다 뛰어올랐다. 농산물이 포함되는 식품 가격의 상승폭이(3.9%) 커진 영향이다.

다만 석유류, 농산물 가격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물가는 전달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하며 지난 7월(3.9%) 오름폭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7월과 같았다.

김 심의관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근원물가가 중요한데 근원물가가 7월과 동일해 물가 상승이 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식 가격 상승률은 5.3%로 전달(5.9%) 보다 축소됐다. 이는 2021년 12월(4.8%) 이래 20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이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 가격은 3.6%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3.5%)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이다. 작년 관련 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역기저효과가 작용했고, 소비 부진 등 수요가 약해진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