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병원협회(병협)가 수술실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조항에 반발하며 5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의협 등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에 해당 의료법 개정 조항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 및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수술실 CCTV 의무화를 규정한 의료법이 의사 등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 인격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일상적으로 침해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는 2021년 8월 31일 본회의를 열고 환자의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 수술실 내부에 CCTV 설치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요청할 경우 수술 장면을 촬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의료법 개정안은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9월 2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의협 등은 이날 입장문에서 "수술실 CCTV 설치를 법으로 의무화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며 "의사의 원활한 진료행위가 위축돼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해 의사와 환자와의 신뢰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상시 감시 상태에 놓인 의료진에게 집중력 저하와 과도한 긴장을 유발해 수술 환경이 악화하고 의료진이 방어 진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CCTV 설치 의무화가 외과 의사 기피 현상을 초래하고 필수 의료 붕괴를 가속할 것"이라며 "환자들의 민감한 정보가 녹화돼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고 해킹 범죄에 의해 수술받는 환자의 신체 모습 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