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엔무브 제공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ZIC Brand Day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SK엔무브 제공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알짜기업이자 1위 기업을 넘어 미래기업으로 탈바꿈하겠습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은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ZIC의 미래 비전 발표자리인 ‘ZIC 브랜드 데이’ 행사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박상규 사장은 "SK엔무브는 2009년 윤활유 사업 분사 이후 14년간 흑자를 이어온 알짜기업으로 일상에서 더 오래, 더 안전하게 에너지가 쓰일 수 있도록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이 곧 에너지 효율화고, 향후 연료 효율뿐 아니라 전력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효율화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은 12조원, 데이터센터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액침냉각(냉각유에 직접 제품을 담궈 냉각하는 기술)시장은 42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 윤활유 시장을 넘어 이같이 총 54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력 효율화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것이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기존 윤활유 시장 축소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에 SK엔무브는 ZIC를 기반으로 전기차용 윤활유와 열관리 제품을 미래 먹거리로 삼을 전략이다.
전기차용 윤활유 ZIC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구동되는 모습. SK엔무브 제공
전기차용 윤활유 ZIC가 전기차 모형 안에서 구동되는 모습. SK엔무브 제공
먼저 SK엔무브는 전기차용 윤활유와 데이터 센터·배터리 액침냉각용 액체를 'ZIC e-FLO'라는 브랜드로 생산해 시장에 선보인다. 2013년 전기차용 윤활유를 판매해 온 SK엔무브는 내연차 윤활유 시장보다 전기차 윤활유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만큼 완성차 기업의 전동화 전략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전기차 시대를 맞아 윤활유 수요가 꺾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전기차도 전비를 향상하는 전용 윤활유가 반드시 필요하고, SK엔무브는 그룹Ⅲ 윤활기유 글로벌 1위사로 원료경쟁력과 기술력을 통해 이미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  /SK엔무브 제공
액침냉각용 ZIC에 데이터센터 서버를 담근 모습. /SK엔무브 제공
SK엔무브는 '열 관리' 시장에서도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액침냉각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 미국 GRC에 2500만달러(약 330억원)의 지분을 투자했다. 현재 SK엔무브는 SKT 데이터 센터에 액침냉각 액체의 성능 시험을 진행 중이다. 박 사장은 성능 시험 결과에 대해 "매우 성공적"이라며 "2030년까지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용 액침냉각 액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내연기관용 ZIC의 경쟁력도 강화해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박 사장은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지만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비전동화 시장을 새로 발굴해 ZIC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