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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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고배당ETF 3년 수익률 39.7%
ETF 별 배당수익률 격차 커

찬 바람이 불거나,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여 다음 해 4월에 지급한다. 또 배당은 사업 안정성을 대변하며 불확실한 시장에 대안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지금이 그런 시기의 초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1.93%로 한국은행 기준금리 3.5%보다 낮다. 그렇다면 배당주는 투자 매력이 없는 것일까?

한국거래소에서 산출하는 고배당50과 배당성장50지수를 활용하여 코스피와 비교해 보았다. 3년 수익률 기준으로 코스피 9.89%, 고배당50 40.10%, 배당성장50 16.35%이다. 고배당50지수의 수익률이 코스피를 압도한다. 배당수익률도 6.27%로 배당 재투자를 가정하면 차이는 더 커진다. 동 지수를 추종하는 TIGER코스피고배당 ETF의 3년 수익률(배당 재투자)은 57.4%에 달한다. 배당주는 단지 방어적일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과는 다른 결과다.

밸류에이션 지표를 살펴보면 코스피 PER(주가/주당순이익)은 15.68배이지만 고배당50지수는 5.18, 배당성장은 7.02배이다. 주가와 순자산가치(장부가) 비율을 나타내는 PBR은 코스피 0.94, 고배당 0.40, 성장배당 0.55배로 차이가 크다. 미국을 대표하는 퀀트 분석가 ‘제임스 오쇼너시’는 그의 저서 ’월가의 퀀트투자 바이블’에서 90년의 미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PER 등 밸류에이션에 기반한 장기투자의 우월성을 입증하였다. 앞선 지표들을 보면 배당주가 가치주의 특성을 포함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내에는 17개의 배당ETF가 거래되고 있다. 크게 고배당, 배당성장으로 나눌 수 있다.
[마켓PRO] 고배당ETF 3년 수익률 50%…코스피 압도
고배당ETF는 10개인데 3년 수익률 기준으로 KBSTAR대형고배당10TR 49.68%부터 KBSTAR KQ(코스닥)고배당 2.70%까지 편차가 크다. 배당수익률도 HANARO고배당 7.57%에서 KBSTAR대형고배당10TR 2.85%까지 4% 이상 차이가 난다. 배당성장ETF는 앞서 언급한 한국거래소의 배당성장50지수를 추종하는 ETF인데 KODEX배당성장과 TIGER배당성장 두 가지가 있으며 성과는 유사하다.

KBSTAR고배당커버드콜(종목명: KBSTAR200고배당커버드콜ATM)은 배당 포트폴리오를 매수하고 코스피200지수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이다. 콜옵션 매도를 통해 매월 옵션프리미엄을 안정적으로 수취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수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은 포기한다. 동 ETF의 3년 수익률이 1.64%로 저조한데 21년 하반기 이후 지수 하락에 따른 부정적 여파를 옵션프리미엄이 상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는 배당액이 얼마인지 알고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연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정한 뒤 다음 해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해 얼마인지 모르고 투자하는 ‘깜깜이 배당’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배당 절차 개선을 권고한 바 있고, 현대자동차 등 몇몇 기업은 이미 관련 정관을 변경했다. 주주총회에서 배당액 확정 후 배당받을 주주가 정해지므로 배당수익률을 알고 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테마 중심의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당 투자는 성공 투자의 검증된 방법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다음 테마와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면 배당ETF를 활용하여 중심을 잡아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단, 조건은 장기투자와 배당 재투자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