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왼쪽)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국회방송
한덕수 국무총리(왼쪽)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국회방송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질문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사면 주부처인 법무부 한동훈 장관에게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한 장관을 끝내 부르지 않았다.

5일 열린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 의원은 한 총리에게 "과거 검사 윤석열이 이끌어낸 유죄 판결을 대통령 윤석열이 없애주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단행한 사면을 비판했다.

그전까지 한 총리는 잼버리, 후쿠시마 오염수 등에 관한 질문에 답변을 이어오다 이와 관련해선 "그건 상세하게 설명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원하신다면 한동훈 장관으로 하여금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특사‧복권 건의 대상자를 선정해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복권 대상자가 최종 결정된다. 한 장관은 사면심사위원장이다.

최 의원은 한 총리의 말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상당 부분이 윤 대통령이 검찰에 계실 때 기소한 사람들이고, 그때 이 범죄가 얼마나 심각한지 브리핑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김태우 씨(전 강서구청장) 얘기는 더 이상 길게 하지 않겠다"며 "MB(이명박) 정부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이가 돌연 상고를 취하하더니 2개월 만에 사면받고 출마한다고 한다. 공정한 사법권 행사라고 생각하느냐"고 한 총리에게 물었다.

그러자 한 총리는 "글쎄, 원하신다면 한동훈 장관으로 하여금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재차 답했다. 이에 최 의원은 "떠밀지 마시고요. 국정을 총괄하는 분이 견해가 있으셔야죠"라고만 말할 뿐 한 장관을 부르지는 않고 다른 주제 질의로 넘어갔다.

최 의원은 이른바 채널A 사건과 한 장관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으로 한 장관과 악연이 깊다. 최 의원은 지난 2020년 채널A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하라'고 했다는 내용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써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한 장관은 이 사건에 따른 검언유착 의혹으로 2년여간 수사를 받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올해 6월에는 경찰이 한 장관의 개인정보 유출 과정에 최 의원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강제수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최 의원은 국회에서도 한 의원과 설전을 이어왔다. 지난달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최 의원은 검찰 업무추진비를 질의하던 중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깐죽거리지 말라. 그러니까 반말을 듣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한 장관은 "국회의원이 갑질하자고 앉아있는 자리가 아니다. 갑질을 하면서 자기 막말을 하는 권한이 있다는 거냐"고 반발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