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약·바이오주를 향한 시장의 투자 심리가 뜨거워지고 있다. 비만·당뇨치료제가 해외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계기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 발표될 신약 개발 성과에 따라 바이오주의 향방이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코스닥 제약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5% 오른 8150.70에 거래를 마쳤다. 의료·정밀기기 지수도 1.97% 상승했다. 지난 8월 1일부터 이날까지 제약, 의료·정밀기기 업종의 상승률은 각각 3.00%, 9.38%로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2.31%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을 이끄는 테마는 '비만·당뇨치료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기적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다이어트 과정에서 위고비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를 앞지르고 유럽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다. 미국의 일라이릴리도 '마운자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며 해외 비만·당뇨치료제 테마는 한층 힘을 받고 있다.

같은 날 코스닥 시장에서 일동제약은 상한가(29.72%)를 기록하며 2만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릭스(22.36%)와 아이센스(12.08%) 등도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비만·당뇨치료제와 관련있는 기업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항비만제 매출은 오는 2030년 44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비만치료제 모멘텀이 당분간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의 임상 성과도 하반기 시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이달 대한종양내과학회 연례학술대회(KSMO)를 시작으로 10월에는 유럽종양학회(ESMO), 11월 미국간학회 국제학술대회(AASLD) 등이 줄줄이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올 임상 실험 결과에 따라 주요 바이오 기업 주가는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박셀바이오는 간암 임상 2a상 결과를 KSMO에서 발표한다는 소식에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유한양행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보로노이 등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유한양행·오스코텍이 개발한 폐암 신약 '렉라자'의 병용 임상 결과는 10월 ESMO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보로노이는 하반기 중 각각 폐암 신약1상 결과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전임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중요한 임상 결과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며 "9월 말부터는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해 긍정적 투자심리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