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애널리스트 리포트 읽는법…이럴 땐 사지말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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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애널리스트가 말하는 증권사 리포트 읽는 법
행간 읽어야…제목과 내용의 굵은 줄 등에서 의도 파악
소외된 종목 찾는다면, 투자의견·목표가 없는 리포트 챙겨야
증권사 리포트, 기관 수급 파악에도 활용되기도 "누가 요즘 증권사 분석 리포트를 보나요"
서울 시내의 한 증권사 지점에서 만난 한 개인투자자는 이 같이 말했다. 한때 증권사의 꽃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차라리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비전문가 분석이 더 믿음이 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최소 수십억원을 굴리는 전업투자자들은 어떨까, 전문투자자나 슈퍼개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증권사 리포트를 먼저 읽는다고 한다. 이들은 글의 행간을 읽어야 애널리스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직 애널리스트 A씨에게 증권사 리포트 읽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애널리스트 A씨는 중·소형주 분석이나 유망한 업종을 찾아내는 것이 주 업무다. 지난 5일 여의도에서 만난 A씨는 최근 시장에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은 매도나 중립 의견을 거의 내지 않고 매수리포트 일색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말한다. 매도나 중립 리포트를 마음대로 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법인영업팀이나 기업 관계자, 소액주주들한테 항의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종목이나 섹터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본 업무는 기업분석과 탐방이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도 많아졌다. A씨는 매주 2개 이상의 기업탐방을 다닌다고 말한다. 그는 "연기금 특성상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에 안정적으로 투자하길 원하는 만큼 애널리스트들도 종목을 분석할 땐 신중하게 본다"면서 "리포트에 쓰여 있는 내용들은 대부분 투자 지표로 가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A씨는 투자의견 매도나 중립을 제시하고 싶은 종목에 대해선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제목을 일부러 쓴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미래가 기대되는 종목', '향후 눈여겨볼 종목' 등을 표현을 자주 쓴다고 설명한다. A씨는 "처한 상황이나 종목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제목이나 문장을 쓸 땐 주로 지금 사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선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경영 상황이 안 좋은 기업은 리포트 자체를 발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증권사 리포트가 뜸해진 종목의 경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단 의미가 된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 없이 나오는 리포트의 경우 두 가지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법인영업 쪽에선 부탁해서 종목을 분석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인 경우다. A씨는 "성장 가능성 크단 것은 대부분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이거나, 신사업에 나선 종목"이라면서 "아직까지 성장성 밸류에이션이 반영되지 않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실적 측면에서 아직 성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추후 실적이 나오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추가한다. A씨는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을 찾고 있다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없는 리포트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리포트 내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포트 내 사실은 실적 등 숫자를 근거한 분석이며, 의견은 애널리스트나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개별적인 전망이다. A씨는 "리포트 내에 분석이나 전망에 대한 근거를 명시하는데, 시장 분석 등 외부 조사업체 통계가 근거일 때는 개별적 의견인 경우가 많다"면서 "사실과 의견의 차이를 구별해 리포트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A씨는 무엇보다 증권사 리포트를 봐야하는 이유론 '수급'을 꼽는다. 분석과 별개로 주식시장에서 리포트 영향력은 무시할 순 없단 이유에서다. A씨는 "기업의 펀더멘탈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가는 투자자별 수급에 따라 형성된다고 본다"면서 "리포트에 따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수급이 달라질 수 있기에, 수급 현황을 위해서라도 리포트를 꼭 챙겨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현직 애널리스트가 말하는 증권사 리포트 읽는 법
행간 읽어야…제목과 내용의 굵은 줄 등에서 의도 파악
소외된 종목 찾는다면, 투자의견·목표가 없는 리포트 챙겨야
증권사 리포트, 기관 수급 파악에도 활용되기도 "누가 요즘 증권사 분석 리포트를 보나요"
서울 시내의 한 증권사 지점에서 만난 한 개인투자자는 이 같이 말했다. 한때 증권사의 꽃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의 위상이 날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차라리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비전문가 분석이 더 믿음이 간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최소 수십억원을 굴리는 전업투자자들은 어떨까, 전문투자자나 슈퍼개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증권사 리포트를 먼저 읽는다고 한다. 이들은 글의 행간을 읽어야 애널리스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직 애널리스트 A씨에게 증권사 리포트 읽는 법에 대해 들어봤다.
애널리스트 A씨는 중·소형주 분석이나 유망한 업종을 찾아내는 것이 주 업무다. 지난 5일 여의도에서 만난 A씨는 최근 시장에서 애널리스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것은 매도나 중립 의견을 거의 내지 않고 매수리포트 일색으로 발생한 일이라고 말한다. 매도나 중립 리포트를 마음대로 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법인영업팀이나 기업 관계자, 소액주주들한테 항의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매수리포트 한동안 안 나온 종목…매수 가치 없어
A씨는 그렇다고 애널리스트가 리포트를 대충 작성하진 않는다고 말한다. 애널리스트에게 리포트는 연봉 협상이나 내부 평가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리포트 발간까지 엄청난 공을 들인다고 말한다. 투자의견 '매수'를 쓰더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는 리포트 속에 숨겨놓는다. A씨는 "행간을 읽어야 종목에 대한 저자(애널리스트)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투자의견과 별개로 제목과 목표주가, 내용의 굵은 줄, 밑줄 등을 통해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종목이나 섹터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본 업무는 기업분석과 탐방이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도 많아졌다. A씨는 매주 2개 이상의 기업탐방을 다닌다고 말한다. 그는 "연기금 특성상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에 안정적으로 투자하길 원하는 만큼 애널리스트들도 종목을 분석할 땐 신중하게 본다"면서 "리포트에 쓰여 있는 내용들은 대부분 투자 지표로 가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A씨는 투자의견 매도나 중립을 제시하고 싶은 종목에 대해선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 제목을 일부러 쓴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미래가 기대되는 종목', '향후 눈여겨볼 종목' 등을 표현을 자주 쓴다고 설명한다. A씨는 "처한 상황이나 종목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제목이나 문장을 쓸 땐 주로 지금 사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국내 증권사 리포트에선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경영 상황이 안 좋은 기업은 리포트 자체를 발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증권사 리포트가 뜸해진 종목의 경우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단 의미가 된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 없이 나오는 리포트의 경우 두 가지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법인영업 쪽에선 부탁해서 종목을 분석하거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인 경우다. A씨는 "성장 가능성 크단 것은 대부분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이거나, 신사업에 나선 종목"이라면서 "아직까지 성장성 밸류에이션이 반영되지 않은 종목"이라고 말했다.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는 이유는 실적 측면에서 아직 성과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추후 실적이 나오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추가한다. A씨는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을 찾고 있다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가 없는 리포트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증권사 리포트, 분석 외에도 수급 위해선 꼭 챙겨야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대한 신뢰가 없을 땐 과거 이력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A씨는 "그동안 애널리스트가 발간한 리포트는 역사책처럼 기록이 남아있는데, 해당 애널리스트의 분석 정확도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과거 종목 리포트 발간 이후의 6개월가량의 주가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리포트 내에서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리포트 내 사실은 실적 등 숫자를 근거한 분석이며, 의견은 애널리스트나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개별적인 전망이다. A씨는 "리포트 내에 분석이나 전망에 대한 근거를 명시하는데, 시장 분석 등 외부 조사업체 통계가 근거일 때는 개별적 의견인 경우가 많다"면서 "사실과 의견의 차이를 구별해 리포트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A씨는 무엇보다 증권사 리포트를 봐야하는 이유론 '수급'을 꼽는다. 분석과 별개로 주식시장에서 리포트 영향력은 무시할 순 없단 이유에서다. A씨는 "기업의 펀더멘탈도 중요하지만, 결국 주가는 투자자별 수급에 따라 형성된다고 본다"면서 "리포트에 따라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 수급이 달라질 수 있기에, 수급 현황을 위해서라도 리포트를 꼭 챙겨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