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세상 떠난 친구에 충격…게임 전문가의 '이유있는 외도'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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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 의미 없더라"
약국 바꾸겠다는 게임 전문가의 도전
약국 바꾸겠다는 게임 전문가의 도전
연쇄 창업가는 두 부류입니다. 끊임없이 분야를 바꿔가며 ‘페인 포인트(불편 사항)’를 찾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계속 기회를 노리는 창업가도 있습니다. 소 대표는 20년 가까이 후자에 속하는 연쇄 창업가였습니다. 게임업계에서 성공 가도를 달린 그가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차린다고 했을 땐 주변 만류가 심했습니다. 어느덧 덩치를 키운 회사는 인수합병(M&A)을 기반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 약 3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오랜 경력과는 다른 분야로 3회차 창업의 문을 연 소 대표의 새 목표를 풀어봅니다.
![소태환 모노랩스 대표. /김범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67054.1.jpg)
소태환 모노랩스 대표(45)의 경력은 언뜻 화려하다. 히트작을 발매한 게임 회사를 두 번이나 일으켰고, 첫 회사는 넥슨에 인수합병(M&A)된 뒤, 넥슨 모바일 게임 부문 총괄까지 역임했다. 많은 창업가가 바라는 위치에 섰지만, 그는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다. 밤을 새우는 것은 당연했지만 게임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때면 특히 힘들었다. 소 대표는 “국가별 게임의 접속자 및 실적 등을 하루에도 몇 번씩 눌러보며 잠도 깊게 못 잤다”고 했다. 결국 몸에 탈이 났다.
2번의 창업, 성공 끝에 망가진 몸
![소태환 모노랩스 대표. /김범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67053.1.jpg)
2005년 회사가 넥슨에 인수됐을 때 소 대표 나이는 27살에 불과했다. 이후 넥슨모바일의 게임 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으로 일했다. “대기업의 시스템을 배울 수 있었다”는 소 대표는 “2008년 아이폰의 등장으로 마음의 불씨가 다시 지펴졌다”고 말했다. 락업(주식매각제한) 기간이 끝난 다음 해 권 의장과 함께 게임사 네시삼심삼분을 창업했다. 그는 “처음엔 스마트폰이란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하지 못해 몇 년을 고생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활’ ‘영웅’ ‘블레이드’ 등 게임을 성공시켰다. 회사는 모바일 게임 분야 최초로 201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받았다.
약국도, 영양제도 AI 역할 커진다
![2021년 신촌 독수리약국에서 론칭된 모노랩스의 영양제 구독 서비스.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거치며 약사 등 전문가 상담이 필수 조항으로 포함됐다. 모노랩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01.34467181.1.jpg)
최근 집중하는 사업은 약국의 디지털 전환이다. 소 대표는 “맞춤형 영양제 서비스를 시작하고 가장 놀란 것이 약국 깊숙한 곳의 풍경이었다”며 “대형 약국이면 한 달에 쓰는 약이 20억원어치는 되는데, 제조실 안쪽에선 모든 주문을 수기로 관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쿠팡으로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에 택배가 문 앞에 오는 세상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소 대표는 지난해 의약품 유통회사를 인수했다. 마침 시리즈B 투자 유치에서 125억원을 모은 상태였다. 모노랩스는 해당 회사를 통해 의약품 재고 관리와 주문을 자동화하는 소프트웨어(SW)를 실험 중이다. AI가 약국이 쓰는 약의 수량을 학습하고 의약품 유통회사로부터 빠르게 약 공급을 받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