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명가 올림푸스, 내시경 1위 의료기기社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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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글로벌 1위 日 디카업체
스마트폰 등장에 대변신
의료기기 매출이 100% 차지
M&A 집중…영업이익률 21%
AI 탑재한 신제품 내년 보급
스마트폰 등장에 대변신
의료기기 매출이 100% 차지
M&A 집중…영업이익률 21%
AI 탑재한 신제품 내년 보급
한때 글로벌 1위 디지털카메라 제조기업이던 일본 올림푸스가 의료기기 업체로 완벽히 변신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세계 소화기 내시경 시장의 70%를 장악한 올림푸스는 내년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내시경을 일선 병원에 선보여 글로벌 1위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1919년 현미경 제조 기업으로 출발한 올림푸스는 2000년대 초반 글로벌 1위 디지털카메라 업체로 세계를 주름잡았다. 이 회사는 고성능 카메라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2020년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했다. 국내에선 오랜 기간 ‘디카의 명가’라는 명성을 날리며 지금까지도 ‘OLYMPUS’ 브랜드의 디지털카메라는 중고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올림푸스는 의료기기 회사로 탈바꿈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21년 586조원에서 2026년 885조원으로 연 7.9%씩 고성장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마침 1950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내시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여기에 ‘올인’하기로 했다. 최근 4년간 1조2700억원을 투자해 세계 관련 기업 6곳을 사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올림푸스가 인수한 회사에는 영국 내시경 영상 AI 분석 업체 오딘비전, 미국 전립선비대증 치료기기 업체 메디테이트 등을 비롯해 한국의 비혈관 스텐트 기업 태웅메디컬도 포함됐다. 올림푸스는 내시경 검사 시 필요한 제품군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 태웅메디컬을 4880억원에 인수했다. 4월엔 의료기기 사업에 집중하고자 현미경·산업용 내시경 사업 계열사 에비던트를 매각했다. 프랭크 드레왈로우스키 올림푸스 내시경 사업부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분야의 사업을 동시에 하면서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와 경쟁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매출은 과거엔 현미경, 디지털카메라, 정보통신, 의료기기 등으로 골고루 분산됐지만 이제는 사실상 100% 의료기기에서 나온다. 의료기기 매출 가운데 34%는 소화기 내시경에서 나오고 나머지는 외과 내시경, 내시경 수리, 치료솔루션(내시경 처치구, 비뇨기·호흡기 내시경) 등에서 발생한다.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도 개혁했다. 대부분 일본인이던 주요 임원진 10명 가운데 6명을 외국인으로 선임했다. 디지털카메라 사업으로 오랜 기간 적자를 내던 올림푸스의 체질은 고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기 시작했다. 올림푸스의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매출은 7조85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1.4%로 4년 전(3.5%)의 여섯 배로 높아졌다.
올림푸스는 내년부터 의료 현장에 AI를 도입해 내시경 생태계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 7만여 곳의 병원 등에 올림푸스 내시경이 설치돼 있다. 드레왈로우스키 대표는 “내시경 검사에서 AI가 의사를 보조해 놓칠 수 있는 병변 부위를 알려주고, 검사 보고서 자동 작성을 돕는 등의 기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AI가 의사가 놓친 부분을 녹색 네모칸으로 표시해 환자 오진율을 줄이고 의료진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엔 AI 내시경 시스템을 약 100곳의 병원에 설치해 효과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라며 “2027년까지 7만여 곳 병원의 20%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도쿄=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1919년 현미경 제조 기업으로 출발한 올림푸스는 2000년대 초반 글로벌 1위 디지털카메라 업체로 세계를 주름잡았다. 이 회사는 고성능 카메라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2020년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 철수했다. 국내에선 오랜 기간 ‘디카의 명가’라는 명성을 날리며 지금까지도 ‘OLYMPUS’ 브랜드의 디지털카메라는 중고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올림푸스는 의료기기 회사로 탈바꿈했다.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21년 586조원에서 2026년 885조원으로 연 7.9%씩 고성장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마침 1950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내시경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여기에 ‘올인’하기로 했다. 최근 4년간 1조2700억원을 투자해 세계 관련 기업 6곳을 사 모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올림푸스가 인수한 회사에는 영국 내시경 영상 AI 분석 업체 오딘비전, 미국 전립선비대증 치료기기 업체 메디테이트 등을 비롯해 한국의 비혈관 스텐트 기업 태웅메디컬도 포함됐다. 올림푸스는 내시경 검사 시 필요한 제품군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월 태웅메디컬을 4880억원에 인수했다. 4월엔 의료기기 사업에 집중하고자 현미경·산업용 내시경 사업 계열사 에비던트를 매각했다. 프랭크 드레왈로우스키 올림푸스 내시경 사업부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분야의 사업을 동시에 하면서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와 경쟁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올림푸스 매출은 과거엔 현미경, 디지털카메라, 정보통신, 의료기기 등으로 골고루 분산됐지만 이제는 사실상 100% 의료기기에서 나온다. 의료기기 매출 가운데 34%는 소화기 내시경에서 나오고 나머지는 외과 내시경, 내시경 수리, 치료솔루션(내시경 처치구, 비뇨기·호흡기 내시경) 등에서 발생한다.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도 개혁했다. 대부분 일본인이던 주요 임원진 10명 가운데 6명을 외국인으로 선임했다. 디지털카메라 사업으로 오랜 기간 적자를 내던 올림푸스의 체질은 고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기 시작했다. 올림푸스의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매출은 7조85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21.4%로 4년 전(3.5%)의 여섯 배로 높아졌다.
올림푸스는 내년부터 의료 현장에 AI를 도입해 내시경 생태계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세계 7만여 곳의 병원 등에 올림푸스 내시경이 설치돼 있다. 드레왈로우스키 대표는 “내시경 검사에서 AI가 의사를 보조해 놓칠 수 있는 병변 부위를 알려주고, 검사 보고서 자동 작성을 돕는 등의 기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AI가 의사가 놓친 부분을 녹색 네모칸으로 표시해 환자 오진율을 줄이고 의료진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엔 AI 내시경 시스템을 약 100곳의 병원에 설치해 효과 테스트에 나설 예정”이라며 “2027년까지 7만여 곳 병원의 20%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도쿄=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