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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디즈니, 주가는 9년만에 최저…"장기적으론 매력적" [글로벌 종목탐구]
주가 2021년 최고치 대비 59% 하락
10월 구독료 인상에 실적 개선 기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세계 최대 콘텐츠기업인 미국 월트디즈니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 콘텐츠 사업이 부진한데다 스트리밍 구독자 수 감소 등 여러 방면에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디즈니가 구독료 인상을 계획하고 있고, 지식재산권 가치가 높아 장기적으론 투자 매력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구독자 감소에도 "10월 구독료 인상"

디즈니 주가는 올해 들어 6일(현지시간)까지 8.9% 하락했다. 특히 이날 디즈니 종가는 80.98달러로 지난 2014년 5월 16일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당 197.1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 3월 대비 59% 가까이 떨어졌다.

디즈니 주가는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부문에서 구독자 수가 감소하면서 올해 들어 지지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9일 발표한 2분기(회계연도 3분기) 실적도 실망감을 더했다. 디즈니 주가는 지난달 10일에만 해도 91.76달러로 90달러선을 웃돌았으나 지금은 80달러 선도 위태로운 상태다.

디즈니는 2분기 4억600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에 14억900만달러를 벌었지만, 적자 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223억3000만달러(약 29조원)로 시장 추정치(225억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36억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슷했다.

디즈니의 효자 사업인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사업은 2분기 영업이익이 20% 증가했지만,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46% 급감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CEO).  /AFP연합뉴스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CEO). /AFP연합뉴스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 가입자가 1억4610만명으로 전 분기보다 7.4% 감소한 것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다만 온라인 스트리밍 손실은 5억1200만달러로 전년 동기(10억6000만달러) 대비 크게 개선됐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단기적으로 도전적인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구조조정과 효율성 개선, 핵심 사업의 독창성 회복을 추진하는 가운데 55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 초과 달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100주년 디즈니, 주가는 9년만에 최저…"장기적으론 매력적" [글로벌 종목탐구]
문제는 디즈니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다. 최근 미국에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 등 인기작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디즈니의 콘텐츠 부담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디즈니의 단기간 주가는 하락하겠지만, 장기적으론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디즈니는 다음달 12일부터 광고가 없는 디즈니+ 구독료를 월 13.99달러(약 1만8000원)로 인상할 계획이다. 또한 디즈니는 7000명 감원을 목표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비용을 줄이고 있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애널리스트 31명의 디즈니 목표 주가는 110.80달러다. 현재보다 주가가 36%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애널리스트 가운데 '매수'를 추천한 비중은 73.7%에 달했다.
100주년 디즈니, 주가는 9년만에 최저…"장기적으론 매력적" [글로벌 종목탐구]
이날 CNBC에 따르면 웰스파고의 스티븐 카할 애널리스트는 디즈니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면서 목표 주가를 36달러 내린 11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조정된 목표 주가도 현재보다는 35% 더 높다.

카할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디즈니가 OTT 구독료를 인상하면 구독자가 줄 수 있고,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케이블 서비스 '차터커뮤니케이션'과의 갈등 등으로 주가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목표 주가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디즈니는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식"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디즈니의 OTT 전략이 실적과 마진을 개선할 것이고, 악재들이 대부분 밀려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디즈니는 놀랄만한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며 어린이와 가족들이 디즈니의 OTT 서비스인 '디즈니+' 고객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