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어오는 원전 열기에 급상승한 우라늄 가격 [원자재 포커스]
원전 수요 확대로 우라늄 가격도 폭등
최대 광산 있는 니제르서 쿠데타 발생
초과 수요 심화하며 우라늄 가격 오름세 지속
다시 불어오는 원전 열기에 급상승한 우라늄 가격 [원자재 포커스]
세계 곳곳에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면서 우라늄 가격도 치솟고 있다. 우라늄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량이 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어서다. 우라늄 생산지인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벌어진 쿠데타가 가격 상승세를 더 가팔라지게 했다.

6일(현지시간) 우라늄 시장조사업체 UXC에 따르면 우라늄 현물 벤치마크인 U3O8의 가격은 전날 파운드(1파운드=0.453㎏)당 60달러선을 넘겼다. 우라늄 가격은 실시간으로 거래되지 않는다. 대부분 UXC가 낙찰가격을 모니터링해서 산출한 우라늄 가격 벤치마크를 활용한다.
다시 불어오는 원전 열기에 급상승한 우라늄 가격 [원자재 포커스]
올 들어 우라늄 가격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파운드당 50달러선에 거래되던 우라늄 가격은 지금까지 20% 이상 상승했다. 2년 전에 비하면 60% 넘게 올랐다.

국제 우라늄 가격이 상승한 배경엔 원자력발전 확대가 있다. 원자력 발전이 탄소 배출량을 억제할 수 있는 에너지로 급부상해서다. 캐나다 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 수요량은 2035년까지 매년 3%씩 증가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에서 원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에선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EU의 넷제로산업법(NZIA)에도 소형모듈 원자로(SMR)가 탈탄소에 기여하는 기술로 인정됐다. 투자처가 확대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우라늄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반면 공급은 불안정해졌다. 세계 우라늄 생산 6위 국가인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지난 7월 군사 쿠데타가 벌어졌다. 아직 내정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다. 아프리카연합(AU)은 서아프리카 국가인 니제르의 회원국 자격을 박탈하며 정치적 불안정성은 더 커졌다. 니제르는 유럽 우라늄 시장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UXC 관계자는 "현재 넘쳐나는 수요를 고려하면 니제르 쿠데타가 우라늄 가격 상승을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우라늄 채굴업체인 카메코는 올해 생산량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캐나다 시가 호수 광산과 키 광산의 채굴량을 줄인 것이다. 채굴량을 무리해서 늘리게 되면 광산에 과부가 걸릴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이를 두고 "장기적으로 우라늄 광산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며 "올해 하반기에 최대 200만파운드까지 우라늄 공급량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라늄 시장에서 초과 수요 현상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 인덱스에 따르면 우라늄 국제 거래 시장에서 수요량은 6일 기준으로 1억 8000만파운드에 달한다. 반면 공급량은 1억 2300만파운드로 집계됐다. 12년 만의 최소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