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한 애플 매장에서 소비자가 지난 16일 아이폰14 기기를 손에 들고 있다. /로이터
중국 베이징 한 애플 매장에서 소비자가 지난 16일 아이폰14 기기를 손에 들고 있다. /로이터
애플의 아이폰15 출시를 앞두고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5 프로의 가격 인상이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정보기술(IT)업계 분석가들은 오는 12일 공개되는 아이폰15 프로 가격이 100달러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14 프로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은 미국에서 999달러, 한국에서 15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15 프로에 티타늄 케이스, 향상된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사진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애플의 독자 충전단자 규격인 '라이트닝 케이블'에서 벗어나 C타입 단자를 채용하는 것 역시 중요 변화 중의 하나로 예상된다.

애플이 아이폰15를 내놓으며 프로 모델의 출시가를 인상할 경우 이는 4년만의 최초가 된다. 애플은 2019년 아이폰11 시리즈를 출시하며 프로를 처음 내놓은 이래 시작가를 999달러로 유지해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격 인상 전략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부품 비용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아이폰 프로 시리즈가 이른바 '기술 포화' 상태에 진입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 포화는 특정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한계치에 도달해 성능이 미미한 수준으로 향상되는 단계를 뜻한다. 마이클 가텐버그 애플 전 마케팅팀 수석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프로 기능이 무엇인지 구별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대부분 사용자에게는 아이폰 13만으로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애플 매장에서 직원이 아이폰 광고 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애플 매장에서 직원이 아이폰 광고 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EPA
이동통신사 보조금 축소도 아이폰15 판매에 악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몇년 간 미국 이동통신사들은 5세대 이동통신(5G) 확산을 위해 4G에서 전환하는 소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왔다. 그러나 5G가 점차 보급되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시 보조금을 줄이고 있다. 클리프 말도나도 베이스트리트 리서치 설립자는 "올해 말까지는 아이폰15에 대한 보조금이 유지되겠지만 내년은 이야기가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갈등도 아이폰 매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날 WSJ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등 외국 업체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사무실에 가져오는 것을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민감한 정보의 유출을 막기로 한 움직임의 일환이다. 애플은 현재 전체 매출의 19%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