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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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국내 경기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기불안 우려가 커지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KDI는 7일 발간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할 가능성도 존재"고 평가했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중국 경기부진, 치솟는 국제유가 등 대외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KDI는 "중국은 경기둔화에 대응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주요 경제지표의 부진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동산 기업의 금융불안, 부동산 투자부진 등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불안으로 기업심리도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전망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6월 70에서 7월 69으로 떨어졌다가 8월 71로 반등했지만 9월 67로 다시 뒷걸음질쳤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 보다 낮으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 보다 많다는 뜻이다.

KDI는 소비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영향으로 지난 7월 국산차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하는 등 상품 소비 감소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숙박⋅음식 등 서비스업 소비 증가폭도 줄었는데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가 작용한 점을 고려하면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소비자심리지수는 높은 수준(103.1)을 기록하며 기업심리와 달리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경기 활력을 나타내는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향후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