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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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이 6일(현지시간)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에 들어간 첨단 반도체에 대해 "미국 제재를 위반한 게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매콜 위원장은 이날 주네덜란드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한 중국 반도체 업체 SMIC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SMIC는 미국의 지식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2019년 안보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 기술이 사용된 제품을 화웨이에 납품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블룸버그는 SMIC가 제조 공정 전반에 미국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며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허가를 얻었는 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지난달말 SMIC가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한 AP를 넣은 5세대(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다. 7나노 공정은 네덜란드 ASML이 독점 생산 중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같은 첨단 반도체 생산장비를 갖춰야 가능하다.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ASML이 EUV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제한했다. 지난 1일부터는 EUV 이전 세대 제품으로 수출을 허용해온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도 통제했다.

SMIC가 미국의 규제를 피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화웨이는 해당 스마트폰에 사용된 반도체를 구입한 경로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매콜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중국이 저사양 반도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이 저사양 반도체 칩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첨단 반도체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으나 레거시 칩(구형 반도체)도 살펴봐야 한다"며 추가 규제 필요성을 거론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