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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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즉석밥 시장에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함께 부쩍 성장한 가정간편식(HMR) 시장, 특히 즉석밥 시장 성장성이 돋보이자 업체들이 뛰어들면서다.

시리얼 1위 기업도 닭고기 1위 기업도 '즉석밥'에 꽂혔다

사진=농심켈로그
사진=농심켈로그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는' 시리얼 1위 기업 농심켈로그가 지난달 귀리를 내세워 즉석밥 시장에 진출했다. 한 발 앞서 지난해 하림이 '더미식'이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참전한 데 이어 경쟁사가 늘어난 것.

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켈로그는 '곡물이야기' 상품군의 신제품으로 통귀리로 만든 즉석밥 '통귀리밥'을 출시했다. 시리얼 브랜드의 첫 국내 즉석밥 시장 진출 사례다.

농심켈로그는 백미 혼합이 아닌 귀리밥으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시리얼에서 쌓은 경쟁력을 즉석밥 시장에서도 발휘한다는 계획이다. 신제품은 100g당 바나나 5.5개 분량의 식이섬유와 삶은 계란 2개 분량의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귀리의 질긴 식감을 제거하기 위해 자사의 수분 최적화 공법을 적용했다고 농심켈로그는 강조했다.

임동환 농심켈로그 마케팅팀 상무는 "켈로그가 지난 117년간 시리얼 시장에서 쌓은 곡물 가공 기술력, 영양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즉석밥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닭고기 가공육 1위 하림이 '더미식' 브랜드로 즉석밥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1년 3월 출시한 '순밥'을 단종한 후 재차 시장에 진입한 것. 지난해 5월 출시한 즉석밥은 올해 상반기 80억8200만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타고 불어난 즉석밥 시장…부동의 1위 '햇반'

사지은 햇반 곤약밥. 사진=CJ제일제당
사지은 햇반 곤약밥. 사진=CJ제일제당
이같은 신규 사업자 참전은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즉석밥 시장이 성장한 결과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즉석밥 판매액은 2091억원 규모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상반기(1889억원)보다 10.6% 증가했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아 외식 수요가 늘어난 점, 지난해 주요 제품 가격 인상 등으로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2156억원) 정점을 찍고 올해 주춤하는 흐름을 보였지만 2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즉석밥 1위 브랜드는 국내 시장을 연 CJ제일제당의 '햇반'이다. 소비형태통계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올해(8월 누계 기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 거래액 기준으로 햇반은 61.2%를 차지해 '국민 즉석밥' 지위를 지키고 있다. 1996년 출시된 햇반은 '밥은 집에서 지어 먹던 것'이라는 인식을 바꾼 제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을 포함한 시장 점유율은 67.7%(닐슨코리아 기준)에 달한다.

햇반의 뒤를 이은 즉석밥 주요 브랜드로는 오뚜기의 '오뚜기밥'(31.1%), 동원F&B의 '양반'(3.3%)이 있다. 가격 결정권을 둘러싸고 CJ제일제당과 기싸움을 벌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강자 쿠팡의 자체브랜드(PB)'곰곰'(1.2%)도 4위에 올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