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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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커진 미국의 무역적자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수출의 주력 부문인 서비스 부문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저렴한 외국 상품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있어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소폭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에 비해 크게 확대된 상황이며 이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7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650억달러로 전월 대비 2.0%(13억달러) 증가했다. 미국의 지난해 월평균 무역적자는 793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들어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지만, 코로나 전과 비교해서는 아직 회복되지 못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미국의 월평균 무역적자는 466억달러였다.

미국의 무역적자 폭이 커진 건 미국이 주력으로 수출하는 서비스 부문의 회복이 상대적으로 더디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상품 수요가 커진 행동 변화가 일어난 만큼 미국의 무역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도 상품 수요가 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상품에 대한 소비자지출(물가상승률 감안)은 2019년 4분기보다 17.3%나 늘었다. 반면 서비스 지출은 5.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들이 여행이나 영화관람 등 활동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음에도 서비스 부문 회복은 느린 편이다.

또한 중국에서 미국 제품을 덜 구매하는 분위기도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으로 지목됐다. 예를 들어 중국은 세계 최대 영화 시장 중 하나지만, 미국 영화가 개봉되지 않거나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7월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240억달러(약 32조원)로 전월 대비 12억달러 늘었다.

이밖에 미국의 주요 수출국인 영국 등 유럽 지역의 경제회복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미국 무역적자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화 가치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제품이 상대적으로 비싸졌기 때문에 해외 제품의 경쟁력이 더 커진 것이다.

WSJ은 "팬데믹이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를 만들었다"며 "미국의 서비스 상품 수출이 언젠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지만 그때까지는 무역적자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