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로벌 新자원전쟁]
④글로벌 자동차 기업 리튬 확보 총력전
배터리 업체와 광산기업들의 전쟁터인 광물 확보전에 자동차 제조사까지 가세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게 국가적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비롯해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4가지로 구성된다. 양극재는 현재 LFP(리튬인산철)와 NCM(니켈·코발트·망간)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최근엔 양극재에서 코발트를 빼거나 음극재에서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한창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튬이온 배터리 업계의 두 가지 양극재 기술(NMC, LFP)이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테슬라 비야디(BYD) 폭스바겐 등 자동차 제조사와 CATL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제조사부터 BHP 등 광산기업과 글렌코어 등 원자재 중개업체까지 광물 수급 전선에 뛰어들었다"며 "향후 어떤 종류의 배터리가 승기를 잡는지에 따라 이들 사이의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완성차 기업들이 광물 공급망 전쟁에 참전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로는 미·중 갈등이 꼽힌다. 중국이 배터리 전체 공급망을 60% 이상 장악한 상황에서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IRA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자동차 기업들로서는 비(非)중국산 소재 광물을 안정적으로 실어나르는 게 기업 존폐를 가르게 된 것이다. 동시에 배터리 기업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광산 투자가 필수적이란 분석도 있다.
테슬라는 최근 브라질 리튬 광산 등을 보유한 캐나다 광산기업 시그마리튬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올해 5월 캐나다 온타리오 배터리셀 공장 설립을 발표하며 배터리 직접 제조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 지난 7월 경쟁사 스탤란티스와 함께 각 1억 달러를 들여 특수목적인수회사 ACG에 출자했다. ACG는 브라질의 니켈 구리 등 다양한 광산을 매입해 광산기업을 세울 계획이다. 제네럴모터스(GM)도 리튬아메리카, 에너지엑스 등 리튬 관련 기업들에 투자했다.
문제는 아직 '배터리 최후의 승자'가 판가름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FT는 "앨버말 등 리튬 광산업체들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세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리튬 전성시대'를 자신하고 있지만, 나트륨(소튬)이온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엔 흑연 대신 실리콘이 들어간 음극재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배터리 발명사에 관한 책 '더 파워하우스'의 저자 스티브 르바인은 "누가 승자가 될지 예측불가능한 배터리 시장의 특성상 막대한 투자를 한다고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패자의 유혈이 낭자하는 세상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기술이 여러 갈래로 진화함에 따라 특정 광물 확보에 '올인'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형국이란 설명이다.
강미선/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④글로벌 자동차 기업 리튬 확보 총력전
배터리 업체와 광산기업들의 전쟁터인 광물 확보전에 자동차 제조사까지 가세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게 국가적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비롯해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4가지로 구성된다. 양극재는 현재 LFP(리튬인산철)와 NCM(니켈·코발트·망간)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최근엔 양극재에서 코발트를 빼거나 음극재에서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한창이다.
자동차 제조사까지 광물 공급망 투자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매출은 연간 7000억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노트북 무선헤드폰 등 기존 쓰임새에다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 기술 분야에서도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이를 위해 배터리 업계가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필수 광물 채굴 및 가공 사슬 전반에 투입해야 하는 자본금은 7300억 달러로 추산된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튬이온 배터리 업계의 두 가지 양극재 기술(NMC, LFP)이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테슬라 비야디(BYD) 폭스바겐 등 자동차 제조사와 CATL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제조사부터 BHP 등 광산기업과 글렌코어 등 원자재 중개업체까지 광물 수급 전선에 뛰어들었다"며 "향후 어떤 종류의 배터리가 승기를 잡는지에 따라 이들 사이의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고 전했다.
완성차 기업들이 광물 공급망 전쟁에 참전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로는 미·중 갈등이 꼽힌다. 중국이 배터리 전체 공급망을 60% 이상 장악한 상황에서 미국은 지난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과시켰다. IRA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자동차 기업들로서는 비(非)중국산 소재 광물을 안정적으로 실어나르는 게 기업 존폐를 가르게 된 것이다. 동시에 배터리 기업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광산 투자가 필수적이란 분석도 있다.
테슬라는 최근 브라질 리튬 광산 등을 보유한 캐나다 광산기업 시그마리튬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올해 5월 캐나다 온타리오 배터리셀 공장 설립을 발표하며 배터리 직접 제조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 지난 7월 경쟁사 스탤란티스와 함께 각 1억 달러를 들여 특수목적인수회사 ACG에 출자했다. ACG는 브라질의 니켈 구리 등 다양한 광산을 매입해 광산기업을 세울 계획이다. 제네럴모터스(GM)도 리튬아메리카, 에너지엑스 등 리튬 관련 기업들에 투자했다.
"배터리 최후 승자 아직 몰라…일단 확보부터"
일본 도요타는 호주 광산기업 올켐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올켐을 통해 캐나다 리튬기업 리벤트를 인수하기로 했다. 현대차 그룹은 니켈 확보를 위해 국내 1위 비철금속 기업인 고려아연 지분 5%를 인수했다.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가운데 유일하게 배터리 부품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 1위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비야디는 중국 최대 리튬 생산지인 장시성 리튬 광산 프로젝트에 42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배터리 기업 CATL은 최근 직접 광산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중국 내 리튬 광산 2곳의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해외 광산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리튬을 확보했다면 광산기업 자회사를 통해 리튬 채굴 및 판매를 본격화하기로 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캐나다 시그마리튬, 독일 벌칸 에너지 등과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 투자도 대폭 늘고 있다. 삼성SDI는 호주 시라사로부터 천연 흑연을 공급받기로 했고, 일본 파나소닉은 캐나다 흑연 기업 누보몬데그라파이트에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문제는 아직 '배터리 최후의 승자'가 판가름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FT는 "앨버말 등 리튬 광산업체들은 리튬이온 배터리가 대세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리튬 전성시대'를 자신하고 있지만, 나트륨(소튬)이온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엔 흑연 대신 실리콘이 들어간 음극재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배터리 발명사에 관한 책 '더 파워하우스'의 저자 스티브 르바인은 "누가 승자가 될지 예측불가능한 배터리 시장의 특성상 막대한 투자를 한다고 수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패자의 유혈이 낭자하는 세상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기술이 여러 갈래로 진화함에 따라 특정 광물 확보에 '올인'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는 형국이란 설명이다.
강미선/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