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래 이사장 "악성 가짜뉴스 잡을 '사이언스 미디어센터'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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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래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복마전'이던 재단 환골탈태시켜
청렴도 5 → 1등급으로 수직 상승
경청하며 직원 자신감부터 높여
'대한민국 리더십 대상' 수상
좋은 리더십은 장점을 보는 것
조율래 과학창의재단 이사장
'복마전'이던 재단 환골탈태시켜
청렴도 5 → 1등급으로 수직 상승
경청하며 직원 자신감부터 높여
'대한민국 리더십 대상' 수상
좋은 리더십은 장점을 보는 것
“세상사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부분을 최대한 살려야죠.”
조율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단은 과학 문화 확산, 수학·과학 영재 육성,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등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이다.
1967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과학 입국’을 기치로 설립한 이 재단은 한때 산업을 이끄는 과학기술 문화의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1979~1980년 7대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다. 교수 출신 이사장들이 여러 이유로 내리 중도 사퇴하면서 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닥을 찍은 건 2018년 12월 부임한 전임 안성진 이사장 때다. 채용 및 인사 비위와 갑질,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투서와 비방이 잇따르며 ‘문제 집단’으로 전락했다. 2014년 이후 네 번 연속 이사장이 중도에 그만두는 불명예를 안았다.
재단이 달라진 것은 2021년 1월 조 이사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는 열패감에 젖어있는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변화를 이끌었다.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하고 디지털, AI 소양을 초·중등생에게 심어줄 사업 확대에 주력했다. 또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스스로 혁신하도록 독려했다.
조 이사장은 “직원들이 서로를 저평가하고 믿지 못하는 풍토가 문제였다”며 “자신감을 높이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특징인 조 이사장은 조직을 안정시킨 비결 중 하나로 경청을 꼽았다.
내홍이 극심하던 2018년 국민권익위원회가 평가한 재단의 청렴도는 최하인 5등급이었다. 이후에도 수년간 최하위에 머물렀다. 조 이사장의 혁신이 본격화한 2022년엔 1등급으로 수직 상승했다. 67년 역사를 지닌 한국행정학회는 이런 업적을 평가해 조 이사장에게 최근 ‘2023년 대한민국 리더십 대상’을 수여했다.
재단은 올해 1622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직접지원 예산인 정부 출연금 985억원과 각종 수탁사업 수입 등을 합해서다. 재단 역시 윤석열 정부가 진행 중인 과학기술계 예산 삭감의 직격탄을 맞았다. 조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사업 효율을 높이고 사업의 목적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로 삼자”고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행정고시 28회 출신인 조 이사장은 과학기술부 기획예산담당관,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장과 2차관 등에 이어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을 지냈다.
조 이사장은 최근 정치권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의 해결책으로 ‘사이언스 미디어센터’를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보가 범람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빅데이터 시대엔 팩트가 아니라 ‘솔깃한 서사’만을 담은 가짜뉴스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와 과학적 지식으로 사회적 쟁점과 언론 보도를 검증할 전담 기관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조율래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단은 과학 문화 확산, 수학·과학 영재 육성, 인공지능(AI) 및 소프트웨어(SW) 인재 양성 등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이다.
1967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과학 입국’을 기치로 설립한 이 재단은 한때 산업을 이끄는 과학기술 문화의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1979~1980년 7대 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문제가 생긴 것은 2010년대 중반부터다. 교수 출신 이사장들이 여러 이유로 내리 중도 사퇴하면서 조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닥을 찍은 건 2018년 12월 부임한 전임 안성진 이사장 때다. 채용 및 인사 비위와 갑질,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투서와 비방이 잇따르며 ‘문제 집단’으로 전락했다. 2014년 이후 네 번 연속 이사장이 중도에 그만두는 불명예를 안았다.
재단이 달라진 것은 2021년 1월 조 이사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그는 열패감에 젖어있는 직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며 변화를 이끌었다.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하고 디지털, AI 소양을 초·중등생에게 심어줄 사업 확대에 주력했다. 또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스스로 혁신하도록 독려했다.
조 이사장은 “직원들이 서로를 저평가하고 믿지 못하는 풍토가 문제였다”며 “자신감을 높이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나지막한 목소리가 특징인 조 이사장은 조직을 안정시킨 비결 중 하나로 경청을 꼽았다.
내홍이 극심하던 2018년 국민권익위원회가 평가한 재단의 청렴도는 최하인 5등급이었다. 이후에도 수년간 최하위에 머물렀다. 조 이사장의 혁신이 본격화한 2022년엔 1등급으로 수직 상승했다. 67년 역사를 지닌 한국행정학회는 이런 업적을 평가해 조 이사장에게 최근 ‘2023년 대한민국 리더십 대상’을 수여했다.
재단은 올해 1622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직접지원 예산인 정부 출연금 985억원과 각종 수탁사업 수입 등을 합해서다. 재단 역시 윤석열 정부가 진행 중인 과학기술계 예산 삭감의 직격탄을 맞았다. 조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사업 효율을 높이고 사업의 목적을 되돌아보는 좋은 기회로 삼자”고 직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행정고시 28회 출신인 조 이사장은 과학기술부 기획예산담당관, 이명박 정부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정책실장과 2차관 등에 이어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을 지냈다.
조 이사장은 최근 정치권 등 여러 분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의 해결책으로 ‘사이언스 미디어센터’를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보가 범람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빅데이터 시대엔 팩트가 아니라 ‘솔깃한 서사’만을 담은 가짜뉴스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데이터와 과학적 지식으로 사회적 쟁점과 언론 보도를 검증할 전담 기관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