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시중은행보다 높은 인터넷銀 주담대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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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보다 높은 인터넷銀 주택대출 금리
카뱅·케뱅 최저금리 年 4% 넘어
가계대출 급증하자 당국 '경고'
카뱅 등 주담대 줄이려 금리 인상
대출수요 시중은행으로 몰려
규제에 인터넷銀 성장세 '제동'
카뱅·케뱅 최저금리 年 4% 넘어
가계대출 급증하자 당국 '경고'
카뱅 등 주담대 줄이려 금리 인상
대출수요 시중은행으로 몰려
규제에 인터넷銀 성장세 '제동'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수직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연 3%대에 머물던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가 이달 들어 연 4%를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4%대에서 연 3%대로 하락했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중심 영업 행태를 공개적으로 지목한 이후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6일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하는지 비판적 시각이 있다”며 인터넷은행에 ‘경고장’을 던졌다.
이 원장의 발언 이후 인터넷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지만, 주요 시중은행은 빠르게 금리를 내렸다. 총자산 기준 국내 1위 은행인 국민은행은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16일 연 4.05~5.45%에서 이날 연 3.79~5.19%로 0.26%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16일 연 3.83~5.53%에서 이달 7일 연 3.87~5.57%로 0.04%포인트 올랐지만 최저금리가 연 3% 수준으로 인터넷은행에 비해 저렴하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4.13~5.33%에서 연 4.11~5.31%로 0.02%포인트 낮췄다.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이 카카오뱅크(연 4.214%)와 케이뱅크(연 4.16%)보다 낮아졌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축소를 압박한 이후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대신 대출 수요가 시중은행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8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 말(512조8875억원)보다 2조1122억원(0.4%)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하 움직임을 인터넷은행이 규제에 발이 묶인 사이 가계대출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은행권의 ‘출혈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인 예·적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어 조달 비용이 과거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큰데도 주담대 금리를 내리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평균금리는 4월 10일 연 3.81%에서 8월 16일 연 4.311%로 오른 데 이어 이달 6일엔 연 4.363%까지 뛰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최근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지만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모두 내년에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문턱을 높이며 사실상 판매 축소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대상자를 만 34세 이하로 제한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엔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다.
인터넷은행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토스뱅크도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주담대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주담대 영업을) 하긴 해야 하는데 거시경제 환경 등이 준비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담보대출 확대 전략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올 2분기 연체율은 0.52%로 전년 동기(0.33%)보다 뛰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연체율도 0.52%에서 0.86%로 올랐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반면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4%대에서 연 3%대로 하락했다. 지난달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중심 영업 행태를 공개적으로 지목한 이후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담대 수요 시중은행으로 쏠리나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214~6.713%로 책정됐다. 지난달 16일(연 3.915~6.544%)과 비교해 약 3주 만에 금리 하단이 0.299%포인트 오르며 연 3%대 금리 주담대가 자취를 감췄다. 케이뱅크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같은 기간 연 4.12~5.15%에서 연 4.16~5.19%로 0.04%포인트 뛰었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6일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하는지 비판적 시각이 있다”며 인터넷은행에 ‘경고장’을 던졌다.
이 원장의 발언 이후 인터넷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지만, 주요 시중은행은 빠르게 금리를 내렸다. 총자산 기준 국내 1위 은행인 국민은행은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16일 연 4.05~5.45%에서 이날 연 3.79~5.19%로 0.26%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16일 연 3.83~5.53%에서 이달 7일 연 3.87~5.57%로 0.04%포인트 올랐지만 최저금리가 연 3% 수준으로 인터넷은행에 비해 저렴하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4.13~5.33%에서 연 4.11~5.31%로 0.02%포인트 낮췄다.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이 카카오뱅크(연 4.214%)와 케이뱅크(연 4.16%)보다 낮아졌다.
◆인뱅 주담대, 시중은행으로 이동 '풍선효과'
인터넷은행 주담대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은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발생한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에 비해 인건비와 점포 임차료 등 운영비를 낮출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가 작년 2월 주담대를 처음 출시한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축소를 압박한 이후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대신 대출 수요가 시중은행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8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 말(512조8875억원)보다 2조1122억원(0.4%)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하 움직임을 인터넷은행이 규제에 발이 묶인 사이 가계대출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은행권의 ‘출혈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인 예·적금 금리와 은행채 금리가 동반 상승하고 있어 조달 비용이 과거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큰데도 주담대 금리를 내리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년 만기 은행채(무보증·AAA) 평균금리는 4월 10일 연 3.81%에서 8월 16일 연 4.311%로 오른 데 이어 이달 6일엔 연 4.363%까지 뛰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최근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지만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모두 내년에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은행들이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대출자산을 늘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성장세 꺾이나
당국의 주담대 규제로 인터넷은행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담대는 담보가 있어 부실이 발생해도 회수가 가능한 데다 장기간 안정적으로 이자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은행들엔 성장에 꼭 필요한 상품으로 꼽힌다.인터넷은행은 주담대 문턱을 높이며 사실상 판매 축소에 들어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대상자를 만 34세 이하로 제한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엔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다.
인터넷은행 중 가장 늦게 출범한 토스뱅크도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에 주담대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주담대 영업을) 하긴 해야 하는데 거시경제 환경 등이 준비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담보대출 확대 전략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올 2분기 연체율은 0.52%로 전년 동기(0.33%)보다 뛰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연체율도 0.52%에서 0.86%로 올랐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