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우려 지속에 美 원유 수요 기대…WTI 9거래일째 상승 [오늘의 유가]
장 초반 하락했다 상승 반전
아람코, 美·亞 판매가 인상



국제유가가 9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원유 주요 소비국인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85달러(0.98%) 상승한 87.54달러에 마감했다. 9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WTI 가격은 이 기간 11% 뛰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도 0.56달러 오른 배럴당 90.6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이날 장 초반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지난달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5로 예상치(52.5)를 웃돌자 반등했다.
공급 우려 지속에 美 원유 수요 기대…WTI 9거래일째 상승 [오늘의 유가]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미 에너지정보청이 7일 발표할 지난주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55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즈호 은행의 밥 요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미국에서 최근 몇 주간 원유 대규모 수요가 발생하며 원유 공급량이 매우 적은 상태”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으로 인한 공급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일 연말까지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러시아도 같은 날 하루 30만 배럴 감산 조치를 12월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트레이더들 사이에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와 미국에 판매하는 원유 가격을 소폭 인상했다. 사우디가 감산 연장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아람코는 아시아에 주로 판매하는 경질유 제품 ‘아랍 라이트’의 10월 인도분 가격을 배럴당 3.6달러로 10센트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가다. 미국에 판매하는 제품 가격은 배럴당 20센트 인상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유럽에서 사우디 원유를 구매하던 고객들이 대체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주로 미국이나 아프리카에서 나는) 저유황유로 많은 고객들이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유황유는 유황 성분이 1% 이하인 원유로 중동에서는 주로 고유황유가 채굴된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