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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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애플 주가가 올 들어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애플의 핵심 시장인 중국이 안보 우려를 이유로 공무원들에게 아이폰 등 외국산 휴대전화의 사용을 금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9달러(3.58%) 떨어진 182.91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최대 하락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중앙정부가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포함한 외국산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출근 시 사무실에 가져오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 지침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졌는지는 확인이 어렵다”면서 “일부 규제기관의 직원들도 비슷한 지침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전부터 안보를 이유로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이버 보안을 강화해 왔다. 이전에도 일부 민감한 기관 소속 공무원들은 업무용 휴대폰으로 아이폰 대신 자국산 휴대전화를 써야 했다. 2021년에는 군인과 주요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테슬라 차량 사용을 제한했고, 지난해에는 정부 기관과 국영 기업들에 2년 내 외국산 PC를 자국산으로 교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다만 이번 조치는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와, 최근 미 공무원들의 업무용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한 것 등 앞선 조치에 대응하는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양국이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상대국으로 데이터가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지 W 부시와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당시 중국 고문을 지낸 폴 헨레는 중국의 이번 조치와 국가 안보와 경제 상황 모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안 측면에서는 정부 직원들의 데이터 유출 우려를 낮추고, 경제적 측면에서는 자국산 제품들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다.

애플을 비롯해 중국에 진출한 정보기술(IT) 기기 판매 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애플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애플은 중국의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애플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달한다. 지난해 애플의 중국 매출은 742억달러(약 99조원)로 10년 전인 2012년(238억달러) 대비 3배가량 커졌다. 올 초 중국을 방문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애플은 공생 관계”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