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에서 아이폰의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애플 시가총액이 이틀만에 200조원 이상 증발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 대비 2.92% 하락한 177.56달러(23만713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주가가 3.6% 떨어진 데 이어 이틀 연속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때 3조 달러를 넘어섰던 시가총액도 2조7760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틀 만에 시총이 1897억달러(253조원) 날아간 셈이다.

이같은 주가 하락은 중국이 최근 기관 공무원들에게 업무용으로 아이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이폰 금지령'은 정부 기관을 넘어 국영 기업과 다른 공공 기관으로 더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일부는 직장 내에서만 아이폰 사용을 금지할 수도 있고 다른 기관은 직원의 아이폰 사용을 완전히 금지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화웨이가 출시한 '메이트 60 프로'는 미국의 고강도 제재 속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갖춰야 하는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돼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화웨이 제품의 가격은 960달러부터 시작, 아이폰 14 프로의 999달러보다도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이에 미국의 제재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면서 화웨이가 중국 시장에서 애플에 빼앗겼던 소비자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애플의 3번째 시장으로 애플은 전체 매출의 19%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2·4분기 기준 중국향 매출이 19.2%이고 이미 매출 성장세에 대한 의구심이 있던 상황에서 시장 상단 눈높이를 제한하게 하는 요인"이라며 "최근 '군사 용도의 최첨단 기술 중심으로만 규제하겠다'며 중국에 다소 우호적인 스탠스였던 미국의 대중 규제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