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49재였던 4일 오후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애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사진=연합뉴스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49재였던 4일 오후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애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사진=연합뉴스
서울, 경기, 전북에 이어 대전에서도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생겼다.

8일 대전교사노조에 따르면 대전 소재 초등학교 40대 교사 A씨가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일 끝내 숨졌다.

24년차 교사였던 A씨는 2019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고 2020년에는 무고성 아동학대로 고소까지 당했다.

아동학대 고소에서 무혐의 처분이 나왔고 올해 근무지를 다른 초등학교로 옮겼으나 트라우마를 호소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하고 당시의 고통이 떠올라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서이초 사건이 마지막 비극이길 바랐는데 대전에서도 일어나다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대전시교육청은 숨진 선생님의 사망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극단 선택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베르테르 효과’가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르테르 효과는 타인의 극단적 선택을 모방하는 현상이다. 유명인뿐만 아니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인물에게 영향을 받는 ‘수평적 베르테르 효과’도 존재한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서이초 교사의 극단 선택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비슷한 상황의 사람에게 나를 투영해 더욱 비관하는 선생님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며 “사안의 중요성이 크지만, 논의하는 과정에서 감정적인 부분을 소비하기보다는 제도적 문제점 등을 강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