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캡처
한 운전자가 중앙분리대가 있는 왕복 4차선 도로에서 역주행해 1차로로 달려온 차량을 겨우 피한 사연을 공개하며 역주행 차량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반대로 달리는 차량을 발견했을 때 양측 차량 모두 발 빠른 대응을 하는 것만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인 한문철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멀쩡한 대낮에 이렇게 달려오면 공포...지금도 떨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영상=유튜브 채널 '한문철TV' 캡처
영상의 제보자이자 차량 운전자인 A씨는 지난 2월 오전 11시께 강원 동해시 왕복 4차선 도로의 1차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이때 맞은편에서 승용차 한 대가 빠르게 달려왔고, A씨는 급하게 핸들을 꺾어 2차로로 빠르게 피했다. 급박했던 당시 상황은 A씨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A씨는 뒤에 오던 승용차 1대와 가까스로 충돌할 뻔한 상황을 면했다. 당시 덤프트럭 1대도 뒤이어 오고 있었다.

A씨는 "지금도 떨린다"며 "비슷한 구간만 나와도 긴장될 정도로 많이 놀랐고, 바로 뒤에 오시던 승용차 차주님도 많이 놀라셨을 거라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뒷차 차주분과 같이 차에서 내려서 쫓아 가보려고 했지만, (역주행 차량이) 잠시 멈칫하더니 그대로 도망가버리셨다"며 "다들 나 혼자만 조심한다고 사고가 안 나는 건 아니니, 경각심을 갖고 안전 운전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해당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피한 차주분이나 그걸 피해준 차주분 옆 차량이나 두 분 다 대단하다", "자세히 들어보면 끼익하는 소리도 들리는데 얼마나 급박했는지 알겠다", "자동차전용도로는 대부분 역진입이 어렵게 설계해놨는데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문철 변호사는 "범칙금, 벌점, 과태료를 떠나서 (A씨의 차량이) 덤프트럭이었다면 어땠을 것 같나"라며 "이분 정말 운 좋으셨다. 이런 사고의 경우 2일 이내에 신고하면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방통행 도로 및 고속도로 등에서 역주행하는 것은 도로교통법 제5조에 따라 교통법규 위반행위에 해당한다. 운전자 신고가 들어가면 일반 승용차는 범칙금 6만원에 벌점 30점이 부과되며,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경우 7만원의 범칙금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사고가 났을 때는 형사처분으로 넘어가 20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금고형에 처할 수 있다. 사고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 큰 사고가 났다면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운전자는 고속도로 진입 시 정상 주행 방향을 꼭 확인해야 하며, 역주행한 경우 고의가 아니었더라도 서둘러 도로를 빠져나가는 것이 좋다. 역주행하다 다른 차량과 마주친 경우에는 비상등을 켜고 상황을 알린 뒤, 후진하거나 한쪽으로 비켜서서 차량이 지나간 뒤에 빠르게 빠져나와야 한다.

역주행하는 차량을 마주쳤다면 경적을 가볍게 울리거나 라이트 등으로 상황을 인지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차량의 별다른 대처가 없다면 즉시 경찰이나 도로공사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도로전광표지에 역주행 차량 알림이 표출된 경우 비상 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비상등을 켜고 서행으로 주의 운전해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역주행 차량을 막아 큰 사고를 예방한 버스. /사진=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 제공
고속도로에서 역주행 차량을 막아 큰 사고를 예방한 버스. /사진=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 제공
얼마 전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한 버스 기사가 고속도로 역주행 차량을 막아 대형 사고를 예방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기사는 지난달 20일 밤 11시 57분께 경북 칠곡군 왜관읍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도로에서 갓길로 역주행하는 승용차를 발견, 경찰이 도착하기 전까지 6분가량 차량 앞에 정차해 주행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에서는 특히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들어 고속도로 역주행으로 전국에서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이는 과거 5년 평균 사망자 2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나타났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