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철공소 이전…영등포구 "관심 지자체들 경쟁시키겠다"
서울 영등포구가 1279개 철공소가 몰려 있는 서울 문래동 기계금속단지를 통째로 이전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 외곽과 수도권 지자체들의 제안을 받아 부지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7일 서울 문래동 문래예술종합지원센터에서 개최된 기자단 프레스투어에서 “첨단산업단지 유치를 기다리는 지자체들이 많다"며 "단지가 옮겨가면 인구가 늘고 인근 상권도 활성화 돼 지방세 수입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장들을 모아 단지를 유치하는 대가로 영등포구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지 제안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오는 12월까지 용역을 진행해 이전 후보지에 대한 환경분석 등의 절차도 물론 거쳐야 한다.

영등포구는 앞서 문래동 기계금속단지를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으로 통째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단지는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곳인데,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해지면서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장들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구에 따르면 철공소 사장 90% 이상이 임차인이다. 문래동 철공소는 하나의 먹이사슬로 이뤄져 있어 한데 모여 협업하는 방식이 유리하다. 떠나는 업체들이 늘어날수록 남아있는 철공소들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 청장은 “기계와 재료 무게가 워낙 많이 나가서 공장을 2~3층짜리 건물로 못 짓는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공장 규모 확장을 위해서 더 넓은 땅으로 단지를 옮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공소들이 떠나는 자리에 4차 산업 관련 시설을 들일 계획이다. 구는 특히 미래과학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문래동 1~3가는 재개발을 위한 지구정비사업이 추진 중이고 문래동 4가는 재개발 조합 설립 인가까지 마무리됐다.
문래동 철공소 이전…영등포구 "관심 지자체들 경쟁시키겠다"
구는 문래동 기계금속단지 이전 사업 외에도 경부선 철도 지하화, 제2세종문화회관과 영등포예술의전당 건립 등의 대형 프로젝트에도 착수했다.

최 청장은 “이해관계도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도 예상되지만 어렵더라도 반드시 해야 하는 사업”이라며 “서울 3대 도심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