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 사장님 '月 8억' 대박…유상무·박성광도 반했다 [긱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인터뷰
"라이브 방송으로 월 8억 매출
도매상이 샘플 들고 줄 서죠"
"라이브 방송으로 월 8억 매출
도매상이 샘플 들고 줄 서죠"
2019년 초 서비스를 시작한 '그립'은 국내 최초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입니다. 2021년 말 카카오가 그립을 운영하는 그립컴퍼니에 18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50%를 사들여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립은 일반적인 커머스 플랫폼과 달리 이용자 간 '소통'을 중시합니다. 판매자인 소상공인들이 직접 실시간 방송을 하고, 이를 보는 소비자와 대화하면서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 역시 "그립은 친구 같은 서비스"라고 말합니다. 한경 긱스(Geeks)가 김 대표를 만나 그립이 꿈꾸는 라이브 커머스의 미래를 들어봤습니다."부평 지하상가에서 3평짜리 옷가게를 하던 사장님이 그립으로 라이브 방송을 한 뒤 매출이 크게 올랐어요. 그러자 주변 사장님들도 너도나도 방송을 하셨죠. 방송 피크 시간에 상가에 가면 여러 사장님들이 동시에 방송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해요."
김한나 그립컴퍼니 대표는 "일평균 1300개 이상의 라이브 방송이 그립을 통해 나가고 있다"며 "이용자들끼리 서로 팔로잉하면서 커뮤니티화되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립은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다양한 게임 요소를 서비스 담았다. 일정 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에게 쿠폰을 주거나 선착순·경매 등의 방식으로 당첨자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그립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이 그립을 통해 재기하신 사례도 많다"며 "2021년 800억원 수준이었던 그립의 연간 거래액이 2022년에는 21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3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립은 해외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앱처럼 글로벌 서비스이면서 국가별로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한 앱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한류 열풍이 강한 동남아 시장에서도 협업 논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창업 초기에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셨나요?
A. 창업은 2018년 8월에 했고, 서비스를 2019년 2월에 냈거든요. 서비스 시작하고 한 6개월 동안 진짜 아무도 몰랐어요. 그때 시장 가서 바쁜 상인들 붙잡고 방송하게 한다고 애쓰고 그랬어요. 소상공인들이 방송도 잘 모르는데 어떻게 하냐고 그랬죠. 그래서 제가 "손주분들하고 이렇게 영상통화 안 하세요? 그거처럼 똑같이 손님한테 하시면 돼요"라고 했죠. 시장을 찾아간 이유는 기존 브랜드가 아닌 차별화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제품이 있기 때문이죠. 상인분들에게 이거 온라인으로 팔자고 설득한 거죠. 서비스 내기 전에 몇몇 상인분들이랑 같이 시작했는데 비건빵, 두부빵, 카스테라 맛이 나는 떡 같은 거 파시는 분들이었어요. 온라인으로는 좀 사기 어려운 것들이었고, 나름 머리를 쓴 거죠.그립은 이용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다양한 게임 요소를 서비스 담았다. 일정 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에게 쿠폰을 주거나 선착순·경매 등의 방식으로 당첨자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그립은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이 그립을 통해 재기하신 사례도 많다"며 "2021년 800억원 수준이었던 그립의 연간 거래액이 2022년에는 21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3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립은 해외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넷플릭스, 유튜브 앱처럼 글로벌 서비스이면서 국가별로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한 앱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과 미국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고, 한류 열풍이 강한 동남아 시장에서도 협업 논의가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창업 초기에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셨나요?
Q. 서비스가 알려지면서 대기업들 관심도 커졌다고 하던데요.
A. 기존과는 다른 서비스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니 대기업들도 하나둘씩 인수합병(M&A) 제안을 했어요. 한 1년 정도 됐는데 대기업들도 라이브커머스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한 거죠. 저희는 차별화 전략으로 SNS를 기반으로 했어요. 이용자들끼리 서로 팔로잉할 수 있게 하고, 그에 기반해 영상을 놓고 쇼핑을 붙인 거죠. 근본적으로 다른 라이브 커머스랑 설계가 달라요. 기본적으로 자기가 팔로잉하는 사람들 방송 영상을 보게 되고, 다른 뭔가 있나 또 찾아보고, '요즘에 잘 팔리는 건 뭐지' 하면서 보는 그런 패턴이에요. Q. 그립 서비스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신 건가요?
A. 유튜브가 성장하고, SNS가 성장하는 것을 몸으로 느꼈어요. 미래는 극단적으로 영상으로 간다고 봤어요. 또 라이브 서비스의 핵심은 참여거든요. 같이 호흡하고, 참여할 때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연결될 때 삶의 중요한 부분인 커머스가 연결되는 것이 너무 당연한 현상이라고 봤고, 영상에 커머스가 붙는 게 미래라고 봤죠. 그러던 중 어느 날 '6시 내 고향'을 봤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과를 가지고 과수원에서 인터뷰하는데 서로 티격태격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사과가 너무 맛있어 보이는 거예요. 콘텐츠의 리얼리티가 상품에 신뢰를 주는 거였죠. 저런 분들이 속일 거 같지 않았고요. 바다에서 어업하시는 분들, 쌀 농사하시는 분들도 쉽게 방송할 수 있게끔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냥 뭐 사표 냈죠.(그는 과거 네이버에서 ‘스노우(SNOW)’ 앱과 ‘잼 라이브’의 마케팅‧광고 총괄을 담당했다.)
Q. 그립 서비스 이용자는 얼마나 되나요?
A. 판매자가 2만 명 정도 되고, 월간이용자수(MAU)는 230만 명 정도입니다. 방송이 하루평균 1300개 정도 있는데, 많을 때는 1600개까지 있고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디지털 단골'을 만들어주는 서비스잖아요. 소상공인도 팬을 만들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팬(팔로어)이 많은 상인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A. 일반인들은 많으면 한 5000~8000명 정도입니다. 셀럽(유명인)은 몇십만 명도 있죠. 일반 상인들 팔로잉한다는 것은 물건을 사겠다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생각하고요. 그만큼 가치가 더 큰 거죠.
Q. 유명인 중에 그립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누가 있나요?
A. 유상무, 김인석, 박성광 씨 같은 분들이 있죠. 유상무 님은 골프를 많이 치셔서 골프 관련 상품 같은 거 많이 파시고요. 박성광 님은 과일이나 음료 그런 거 본인이 좋아하는 상품 파시고, 박성광 씨 아내분은 명품 같은 거 많이 파시고 합니다. Q. 그립에 후원하기 기능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A. 얼마 전 넣은 기능인데요. 동대문이나 통영이나 부산 자갈치 시장 상인들이 방송하면 아줌마 팬들도 많고요. 서로 햄버거도 보내주고, 음료도 보내주고, 케이크도 보내주고 그러세요. 물건은 안 사더라도 팬심으로 그러는 거죠. 그래서 아예 저희가 후원 기능을 넣어드린 거죠.
Q. 주로 많이 판매되는 상품은 어떤 건가요?
A. 아무래도 패션이 좀 많죠. 전체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패션이 가장 비율이 높기도 하고요. 패션은 라이브라는 특성과도 잘 맞습니다. 기본적으로 재질도 보고, 핏도 보고 그래야 하는 거죠. 빅 사이즈 언니들이 빅 사이즈 옷을 입고 방송하면 더 신뢰가 생기는 거고요. 아이들 옷 파는 곳에서는 엄마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약간 커뮤니티 같이 되기도 하고요. 서로 막 농담도 하고, 친해지기도 하고 그렇죠.
Q. 일반인 중에 거래액 많은 분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A. 제일 많이 하시는 분은 월 8억원 정도까지 합니다. 그분은 젊은 20~30대가 입는 일상복을 하다가 지금은 너무 팬이 많아져서 거의 셀럽 수준이 됐죠. 그러다 보니 공장에서 줄을 서요. 자기들 제품 좀 팔아달라고 하는 거죠. 월 거래액 1억원 정도 하시는 분들도 파워가 있으니까 도매상들이 샘플 옷들을 그냥 다 주신다고 하더라고요.
Q. 반품 문제 같은 것도 있을 텐데요?
A. 문제는 당연히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저희 서비스는 다른 플랫폼 비해서 반품률이 현저하게 낮아요. 반품률이 1% 정도밖에 안 돼요. 일반 커머스 플랫폼은 한 10%대거든요. 투자자들이 진짜 반품률이 1%밖에 안 되느냐고 물을 정도인데 저희가 데이터 다 보여드렸거든요. Q. 광고모델로 장기하 씨를 쓴 이유가 있을까요?
A. 그립이라는 서비스가 대중들한테 좀 더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장기하 님이 '사는 게 너무 차갑지 않아'라고 딱 말씀을 하세요. 여기서 사는 건 중의적 표현이죠. 물건 사는 것도 있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것도 있고요. 세상이 정말 삭막해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립은 서로서로 응원해주고 그런 사람 냄새가 나는 서비스예요. 많은 분이 그립을 '친구'라고 표현해요. 이런 따뜻한 쇼핑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Q. 주 이용자층은 주부들인가요?
A. 25~45세 여성이 많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어디 가지도 못하고 그랬잖아요. 그런데 그립에서 소통하면서 필요한 거 얘기하고요. 정말 잘하는 셀러분들은 이용자 아이디를 다 외우세요. '언니 지난번에 둘째 바지 초록색 샀잖아' 뭐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죠. 그렇게 단골 관리를 하시죠. 저희는 그런 거 좀 더 잘하실 수 있도록 데이터 제공하기도 하고요.
Q. 그립 상인들 중에 오프라인 매장 갖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A. 저는 온오프라인이 연결되면 더욱 온라인이 활성화된다고 생각해요. 이용자들이 팬심으로 매장에 가기도 하고요. 실제로 제가 주상복합에 사는데 저희 상가에 그립 하시는 분이 네 분이나 있어요. 그냥 매장에서 픽업하면서 배송비 아낄 수도 있죠. Q. 라이브 커머스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보시나요?
A. 기본적으로 점점 'SNS'화될 것 같아요. 셀러분들과 팬들이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기를 원하시거든요. 방송을 안 할 때도 서로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해하고요. 뭔가 커뮤니티화하고,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같은 구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저희가 지금 카카오와 연결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어요. 오픈 채팅방을 각각의 셀러 배너 위 메뉴 옆에 넣는 거죠.
Q. 라이브 커머스 솔루션 사업도 하고 계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A. '그립클라우드'라는 솔루션을 기업들에 제공하죠. CJ올리브영, 신세계백화점, 마켓컬리 등 30여 개 이상의 국내외 파트너를 두고 있습니다.
Q. 해외 서비스도 확장하실 계획이 있나요?
A. 저희가 미국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그걸 하다 보니까 그립하고 똑같은 구조로 만들기는 개발이 너무 어려워서, 아예 그립을 글로벌 서비스로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년 초에 전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그립 앱이 나올 거예요. 궁극적으로는 밀라노 구두 장인과 통영의 해녀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가 될 수도 있겠죠. 인공지능(AI)과 번역 기술이 발달하면 서로 각자 말로 써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질 거라 보고요. 기본적으로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구조가 될 겁니다. 앱은 하나지만 나라별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거죠.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미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겁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