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지난 6월 28일 울산 북구 현대차문화회관에서 올해 임협 관련 쟁의발생 결의를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노조가 지난 6월 28일 울산 북구 현대차문화회관에서 올해 임협 관련 쟁의발생 결의를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현대차 노동조합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사측이 제시한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거부하고 부분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앞서 사측과 협상 결렬을 선언한 기아 노조도 파업 수순에 본격 돌입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전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13일과 14일 이틀간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오는 12일 예정된 교섭에서도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차기 교섭에서 사측의 임금성 추가 제시와 정년 연장, 비정규직 차별철폐, 해고자 복직 등에 전향적인 진전이 없다면 총력 투쟁에 나설 것"도 전했다.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을 결정한 이유는 전날까지 진행된 21차례 교섭에서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측은 교섭에서 기본급 10만6000원 인상, 성과급 350%+85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사측의 이러한 제시안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성과급 총액은 2120만원으로, 앞서 올 3월 지급된 특별성과급을 합산하면 2698만원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35.2% 늘어난 수치다. 10만6000원에 달하는 기본급 인상 역시 역대 최대다.

다만 노조는 "조합원 동의가 안되는 수준"이라며 맞서고 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지급, 만 64세로의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향후 이틀간의 파업을 진행한 후에도 사측이 만족할만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으면 다시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노조가 교섭을 이유로 파업을 강행하면 5년 만이다. 현대차 노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단체교섭을 4년 연속 무분규로 타결했다.

기아 역시 이날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31일 사측과 교섭을 마친 후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냈다.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비슷하게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만 64세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4일제 근무 등도 별도 요구안에 담았다. 다만 기아의 경우 투표에서 파업이 찬성으로 가결된다 해도 곧장 파업에 나서는 건 아니다. 추후 사측과 교섭을 통해 입장 차이를 줄여나갈 가능성도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