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관계자들 "첫 방문 때와 동선 일치, 상황 따라 일정 바뀔 수 있다 들어"
차량 동원해 블라디보스토크역 청소 모습도…12일 북러 정상회담 유력
"러, 김정은 11일 기차로 블라디보스토크 오는 일정에 대비 중"
4년여 만의 러시아 재방문 전망이 나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방경제포럼(EEF)이 열리는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 오는 11일 도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내부적으로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타고 오는 11일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리무진으로 갈아탄 뒤 EEF가 열리는 극동연방대학교로 곧장 이동하는 방문 일정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들은 "다만 김 위원장 도착 시간이 오전·오후인지는 알 수 없으며, 상황에 따라 해당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만약 현재 러시아가 대비 중인 일정대로 김 위원장이 방문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하루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게 될 수도 있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오는 12일 열리는 EEF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러시아 측 내부 준비 상황과 외부에 발표된 푸틴 대통령 일정을 고려하면 돌발 변수가 없는 한 북러 간 정상회담은 EEF 본회의 당일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정상 회담 개시에 앞서 북한 측 선발대가 블라디보스토크에 이미 들어왔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이고 방문 장소와 동선 역시 첫 방문 때와 똑같은 까닭에 사전 점검할 요소가 적어 선발대가 오는 9∼10일에 도착해도 임무를 수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은 4년 4개월여 전인 2019년 4월 24일 집권 후 처음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2박 3일 동안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한 뒤 북한으로 돌아갔다.

당시에도 그는 전용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역에 도착해 리무진으로 갈아탄 뒤 도심과 루스키대교 등을 지나 극동연방대에 도착했다.

또 지금처럼 실제 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 양국 정상이 만날 장소와 시간, 논의 주제 등에 관한 정보는 불명확한 상황이었다.

"러, 김정은 11일 기차로 블라디보스토크 오는 일정에 대비 중"
이처럼 그간 불투명했던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한 까닭에서인지 이날 오후 블라디보스토크역에서는 평소와 다르게 차량과 인부 등을 동원해 건물 정문과 바닥 등을 청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올해 EEF 기간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무기 거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김 위원장 방러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또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도 그간 뚜렷한 대비 움직임이 없었던 까닭에 양국 정상 만남이 하바롭스크·아무르주 등 극동 다른 지역이나 수도 모스크바에서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연합뉴스